편의점, ‘내수 살리기’ 새해 전략 4사4색

2025-01-17     최나리 기자
▲오하요유업주식회사 저지우유푸딩. ⓒ세븐일레븐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해가 바뀌었지만 고물가 등에 따른 소비 침체가 지속된 데다 올해 소매시장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면서 이를 극복하려는 유통가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게다가 불황에도 선방했던 편의점업계의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도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세븐일레븐, CU(씨유), 이마트24, GS25(지에스25) 등(이상 가나다순) 편의점 4사 역시 내수 부진 탈출을 위한 신규 전략을 이어가는 중이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1분기 소매유통업 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77’로 집계됐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통상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 소매유통업 경기가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편의점 부문의 낮은 기대치다. 편의점은 올 1분기 RBSI가 전분기 74에서 1포인트 내려간 73포인트로 나왔다. 소폭 하락세이긴 해도 전체 전망치 77보다도 4포인트 가량 낮다. 

업계에서는 필요한 것을 소량 구매하는 편의점의 경우 경기변화에 둔감한 편으로 판단해왔다. 하지만, 올해 1분기는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비수기에 점포수 증가에 따른 편의점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매출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하락한 것으로 진단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편의점업계는 새해를 맞아 차별화된 상품 확보부터 이색 이벤트, 협업 등 다양한 기획으로 활로 모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븐일레븐, 해외 유명템을 국내에서…글로벌 소싱 주력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일본에서 냉장상품을 처음으로 직소싱해 선보였다. 해당 상품은 오하요유업주식회사 저지우유푸딩으로, 저지우유(저지종 소에게서 얻은 우유)를 사용해 농후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일본에서 뿐만 아니라 국내 관광객들에게도 일본여행 시 꼭 맛봐야 할 제품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전 세계 19개국을 기반으로 하는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난달 21일 국내 최초로 일본서 그대로 가져와 전국 점포에 도입했다. 세븐일레븐은 1년여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현재 고속 페리선으로 일본 오사카항에서 부산항까지 매주 저지우유푸딩을 단독 수입하는 방식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현재 3회차 물량까지 도합 15만개를 모두 완판했다”면서 “매주 상품이 입고되는 토요일로부터 평균 2일 내로 90% 이상의 물량이 판매될 만큼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은 소비자들이 해외 경험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글로벌 먹거리에 대한 지식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해외 각국의 세븐일레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상품 소싱을 확대해나간다는 목표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프랑스 프리미엄 베이커리 ‘파스키에’와 지난해 7월에 이어 또 한 번 손잡고 신규 상품 3종도 새롭게 출시했다. 프랑스 국민 베이커리 브랜드로 알려진 파스키에는 전 세계 각국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브리오쉬를 기반으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 중이다.

김해성 세븐일레븐 글로벌소싱팀 담당MD는 “냉장상품 직소싱이 쉬운 일은 아닌데 이번 성공 사례를 계기로 각국 파트너사들과 좀 더 긍정적으로 논의해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마련하게 됐다”며 “향후 세븐일레븐만이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을 기반으로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여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 배보찬 놀유니버스 공동대표(사진 왼쪽부터). ⓒBGF리테일

◆BGF리테일 씨유, 여행업계와 손잡고 신사업 개척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씨유는 여행업 전반을 아우르는 놀유니버스와 손잡고 고객 중심의 여가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BGF리테일 본사에서 진행된 협약식에는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 배보찬 놀유니버스 공동대표 등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이번 협약으로 두 회사는 고객 경험의 폭을 넓히고 상호 시너지를 극대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향후 BGF리테일의 네트워크 경쟁력에 놀유니버스의 여가 전문성을 접목해 데이터 결합을 통한 신사업 분야를 개척하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추진하는 등 고객 가치를 강화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두 회사는 전략적 협업의 일환으로 고객이 서비스와 혜택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편의점 씨유에서 포인트 적립 시 놀유니버스에서도 사용 가능한 포인트도 동시에 쌓을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또한, 여가와 일상을 아우르는 상품과 서비스도 공동으로 기획해 출시할 계획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씨유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한정판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선보이거나 놀유니버스에서는 씨유와 연계한 여행 상품을 개발해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샴페인 클래스 패키지를 소개하는 모습. ⓒ이마트24

◆와인 이어 샴페인까지…이마트24, 다양한 주류 문화 경험 시도 

이마트24는 올해도 근거리에서 다양한 주류 문화 체험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다. 앞서 와인 문화를 경험하는 와인 패키지를 연이어 소개한데 이어 ‘샴페인 클래스 패키지’를 한정으로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패키지는 위레 프레르 에비타숑 브뤼 750ml 샴페인과 함께,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와인샵 레 끌레 드 크리스탈 서초점에서 샴페인 시음과 페어링 안주를 즐길 수 있는 15만원 상당의 ‘샴페인 클래스 패키지’로 꾸려졌다.

본 클래스에서 고객들은 샴페인의 기초부터 테이스팅 노하우, 생산자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들어볼 수 있다. 여기에 샴페인과 잘 어울리는 노브랜드의 쫄깃오징어치즈큐브, 크림치즈쿠키, 모짜렐라미니펄치즈, 숯불데리야끼닭꼬치 등 안주거리 제품도 준비됐다.

이마트24는 이번 패키지를 통해 가까운 이마트24 매장에서 샴페인과 노브랜드 안주류를 구입해, 집에서도 부담 없이 샴페인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2월 프리미엄 와인과 호텔 코스요리르 즐기며 소믈리에와 와인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와인 디너 패키지 10세트와 같은 해 5월에 판매한 와인 디너 패키지 14세트는 3일만에 완판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마트24 E커머팀 심재희 파트너는 “편의점이 근거리 주류 구매처로 자리 잡은 만큼, 편의점 고객들이 다양한 주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건케이크 2종. ⓒGS25

◆지에스25, ‘SNS 유행 디저트’ 공략…이색 라인업 선봬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지에스25는 최근 SNS에서 큰 인기를 끈 화제의 디저트 5종을 상품화해 새해 첫 디저트 라인업을 구성했다.

지에스25는 이번 기획을 최근 시즌마다 SNS에서 유행하는 음식이 달라지는 데다 그 유행 주기가 제철 음식처럼 짧아지고 있고, 색다른 해외 디저트에 고객의 수요가 급증하는 것에 착안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앞서 두바이 초콜릿, 스웨디시젤리 등을 선보였으며, 이번에도 현지 맛을 그대로 살린 디저트로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목표다.

신규 디저트 5종은 이름과 생김새도 독특한 수건케이크(클래식, 초코), 벽돌초콜릿케이크, 벽돌초콜릿, 쫀득멜로(후르트믹스, 딸기), 스윗젤리컵케익 등이다.

대표적으로 수건케이크는 얇은 크레이프에 생크림을 가득 넣고 돌돌 말아 ‘수건’처럼 생긴 것이 특징이다. 지에스25가 업계에서 가장 먼저 내놓는 제품으로 오프라인 출시에 앞서 우리동네GS 앱을 통해 진행된 사전예약은 준비 수량 4,000개가 당일 완판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고다슬 GS리테일 카운터FF팀 매니저는 “지에스25는 짧아지는 디저트 유행 주기에 맞춰 SNS를 중심으로 화제가 된 해외 디저트를 다양하게 준비했다”며 “빠른 출시는 물론, 현지 디저트 맛과 퀄리티를 그대로 재현해 지에스25만의 디저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