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비효율 사업 정리...경영효율화 '잰걸음'
AI 중심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취지
성장 정체 속 사업 수익 주기 짧아질 듯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비핵심 사업 정리와 비효율 자산 매각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 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말 자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와 F&U신용정보, 손자회사인 SK엠앤서비스를 삼구아이앤씨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SK컴즈는 포털사이트 ‘네이트’와 메신저 ‘네이트온’을 운영하는 인터넷서비스 업체로 출범 22년만에 관계사 매각에 나선 것이다. F&U신용정보는 통신요금에 대한 채권관리 업무, 컨택트센터 운영 등을 맡아왔고, SK엠앤서비스는 공공기관 임직원이 이용하는 복지 플랫폼 '베네피아'를 운영하는 복지서비스 기업이다.
이 같은 행보는 통신과 AI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취지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21년부터 운영해 온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도 오는 3월 종료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SK그룹이 올 초부터 진행해 온 사업재편(리밸런싱) 전략에 따라 AI 등 미래 핵심사업에 역량을 결집하고 비효율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고 그 중 AI 사업 매출 비중을 35%로 끌어올리겠다는 ‘AI 비전 2030’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기존 4대 사업부를 7개 사업부로 재편했다. 이 중 AI 사업부가 4개로 본업인 통신보다 더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KT는 지난해 전체 직원 중 3분의 1 규모에 달하는 직원 5,700명을 자회사에 재배치했으며 올해 2조 규모 부동산을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KT가 매각을 추진 중인 호텔로는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안다즈 서울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르메르디앙&목시 명동, 신라스테이 역삼 등이다. 비즈니스호텔인 신라스테이 역삼을 제외하면 모두 5성급 호텔이다.
KT 관계자는 “최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의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비핵심 자산의 매각 검토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AI 기업 전환을 노리는 KT 역시 호텔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재원을 AI 신사업에 투자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KT는 오는 2028년까지 AI와 정보통신 사업 매출 비중을 2023년 대비 3배 수준인 19% 이상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에 더해 오는 13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원내비’ 운영을 중단하는 등 사업성이 낮은 서비스도 하나둘 정리 중이다.
LG유플러스도 비핵심 사업 정리로 보유 자원을 주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23년 10월 서비스 개시에 나선 화물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 사업을 오는 19일 종료한다. 플랫폼 고도화에 안간힘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전국24시콜화물’ 등 기존 사업자들의 아성을 넘기 어렵다고 판단해 약 1년 만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홈스쿨링 서비스 ‘U+ 초등나라’를 내달 3일 종료한다. 2020년 서비스 출시 5년 만에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다. 초등나라는 LG유플러스가 유아 전용 서비스 ‘아이들 나라’에 이어 선보인 초등학생 대상 홈스쿨링 서비스, 24개월 약정 조건으로 월 2만2,000원의 이용료에 제공됐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인해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 특히, 코로나19 종식 이후 원격수업 시장이 침체되면서 이용자 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기업간거래(B2B)와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사업 전반에 AI를 적극 접목해 수익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한편 올해에도 정부의 통신비 인하 주문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통신사들의 비효율 사업 구조조정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대학원 교수(오픈루트 전문위원)는 "정부가 지난해나 2023년처럼 ‘통신사들이 통신비를 인하하지 않을 시 불이익을 준다' 같은 식의 적극적인 개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통신사들이 전개하는 사업은 통상 초기 많은 돈을 투자한 이후 수익을 내는 구조인데, 그 주기가 짧아졌고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치는 사업들을 정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