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AI 데이터센터 개소…GPUaaS 캐시카우 되나
2030년까지 AI 매출 10.5조원 목표
GPU팜 구축·H200 조기 도입 추진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SK텔레콤(이하 SKT)이 최근 서울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를 열었다. SKT가 오는 2030년까지 연 매출 가운데 35%(10조5,000억원)를 AI에서 벌어들인다고 공표한 만큼 AI DC 사업의 핵심적인 역할이 점쳐진다. 이를 통해 ‘서비스형 GPU(GPUaaS)’ 사업 진출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의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최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AI DC를 열고 미국 GPUaaS 기업 ‘람다’가 보유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을 센터에 배치했다. 서버랙 당 전력밀도도 국내 최고 수준인 44킬로와트로 높여 GPU 서버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
유영상 SKT 대표는 정식 개소를 앞둔 지난 23일 가산 AI DC를 방문해 내부 시설을 점검했다. 대규모 투자금이 투여됐고 ‘돈 버는 AI’ 사업의 핵심축이기에, 유 대표가 직접 살피며 준비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가산동 AI DC 개소와 함께, SK텔레콤은 람다 GPU 자원을 기반으로 구독형 AI 자원공유(클라우드) 서비스인 ‘GPUaaS’ 사업에 착수했다. ‘GPUaaS’는 기업고객이 AI 서비스 개발이나 활용에 필요한 GPU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클라우드를 통해 가상 환경에서 자원을 빌려 쓰는 서비스다. 공급이 부족하고 가격이 높은 GPU를 직접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대기업이나 중소·스타트업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사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세계 각국의 IT 기업들이 ‘GPUaaS’를 선보이고 있으며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GPUaaS’ 시장은 2024년 43억1,000만달러(약 6조3,400억원)에서 2032년 498억4,000만달러(약 73조3,5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35.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SKT는 AI DC에 배치할 GPU를 3년 내 수천 대 이상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며, 최신 GPU 모델인 ‘H200’의 조기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가산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엔비디아 단일 GPU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GPU 팜’을 확충하는 것이 목표다. GPU 팜은 여러 대의 GPU를 한데 모아 계산 작업을 수행하도록 구성한 시스템이다.
SKT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고밀도 GPU 서버 운영 환경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 코로케이션 환경을 제공한다. 데이터센터 코로케이션은 데이터센터 전문기업이 전산실 등의 공간을 임대하고, 고객 장비를 위탁관리·운영하는 서비스다.
증권가에서는 SKT의 AI 사업이 수익성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추가 지분을 취득해 지배력을 강화한 연결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연내 기존 운영 중이던 가산 데이터센터를 AI DC로 전환해 GPUaaS를 출시할 계획이고, 내년 경기 양주에 신규 IDC를 개소할 예정으로 수익 호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격적인 AI DC 확장과 GPUaaS 매출이 더해져 고성장이 기대된다"며 내년 AI 인프라 매출이 전년 대비 3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