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기업들 새 옷 입고 도약…키워드는 ‘AI·반도체’
쌍용정보통신, 아이티센엔텍으로 사명 변경…신사업 AI 추진
한울생명과학, 반도체 소재 사업 진출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시스템통합(SI) 기업들의 새 사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다수가 인공지능(AI)·반도체를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AI 고도화에 따른 주문형 반도체(ASIC)의 수요 증가로 인해 관련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그룹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 쌍용정보통신은 지난 1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상호와 본점소재지를 각각 아이티센엔텍과 경기도 과천시로 변경했다. 쌍용정보통신은 지난 2022년 종합 IT 기업 아이티센에 피인수 됐다.
아이티센엔텍이 사명 변경과 함께 진출한 신규 사업은 AI다. 아이티센엔텍의 기존 사업은 클라우드 사업을 전담하는 클로잇과 이외 사업을 담당하는 쌍용정보통신, 아이티센 재팬, 위드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매출 2,762억원 가운데 클라우드 사업 매출이 799억원이며 나머지는 상품, 유지보수, SI가 포함된 이외 사업들에서 1,993억원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아이티센엔텍은 AI가 사물인터넷(IoT)으로 인한 대량의 데이터 분석 및 처리가 가능한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하드웨어 성능이 뒷받침됨에 따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봤다. AI가 타 산업과의 융합 및 활용이 확대되며 사회문화적인 측면까지 광범위한 파급효과에 따라 새로운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성장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이티센엔텍 관계자는 “AI 사업강화에 집중해 미래성장 동력 확보 및 실적 성장을 지속 목표로 하여 안정적인 사업환경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올해 SI 기업 가운데 이름을 바꾼 회사는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와 통신·방송장비 제조업체 한울소재과학(옛 텔레필드) 등이 있다.
한울소재과학은 지난 4월 최대주주가 창업주인 박노택 대표에서 루시로 바뀐 이후 사명도 변경됐다. 이전 사명은 텔레필드다. 한울소재과학은 이전까지 통신장비를 활용한 SI 사업에 주력해 왔다. 최근 씨지피머터리얼스를 종속회사로 편입하고 반도체 소재 사업에 진출, 지난 9월 80억원을 들여 반도체 감광제(PSM) 생산을 위한 생산설비 제작에 나선 상태다. 이 공장은 오는 2025년 9월 준공이 목표다. 감광제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로 이전까지 대부분 수입했지만 국산화가 이뤄져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울소재과학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감광 소재사 씨지피머터리얼스를 자회사로 편입함에 따라 반도체 소재 사업에 새로 진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지난 4월 롯데정보통신에서 사명을 바꾼 후 AI를 활용한 메타버스 플랫폼인 ‘칼리버스’의 수익화에 나선 상태다. 내년 초 열릴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CES)2025에 참가해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와 전기차 충전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은 AI 및 비 AI 부문의 수요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2025년에도 AI 매출 및 선단공정 비중이 높은 반도체 중소형주의 실적 차별화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수림 대신증권 연구원은 “초기 AI 기술이 대규모 데이터셋을 학습하고 최적의 모델을 개발하는 훈련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최근에는 생성형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업들은 점차 사전 학습된 초거대언어모델(LLM)이나 이미지 생성 모델을 활용해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AI 서비스 제공을 위해 데이터센터의 주요 워크로드가 훈련에서 추론 작업으로 넘어가고 있어 주문형 반도체(ASIC)의 필요성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