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쪼이기…한 달 새 2천억 감소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11월 개인사업자 대출 ‘327조’
소비 위축·내수 직격탄…“빚잔치, 개인사업자”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이 한 달 새 2,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작은 규모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탄핵 정국이 도래하면서 내수 경기 침체에 따라 은행들의 ‘대출 조이기’는 지속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있다.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개인사업자들의 원리금 변제가 어려울 수 있고, 연장선상에서 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사업자(소호) 대출 잔액은 327조104억원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2,050억원 줄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전월보다 감소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올해 상반기까지 매월 평균 8,700억원이 늘었다. 하지만 지난 7월(1조2087억원 증가) 정점을 찍은 이후 증가세가 둔화했다. 지난 9월부터는 증가 규모가 2,000억원대로 줄었고 지난달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러한 흐름에 조사대상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개인사업자 포함) 증가액은 같은 기간 2,254억원으로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 개인사업자 대출, 은행에는 최대 ‘리스크’
통상 은행들은 개인사업자 대출은 일반 기업 대출에 비해 위험가중치를 높게 부여한다.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급속도로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은행 입장에선 건전성과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신규 대출 자체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줄이면 위험가중자산(RWA)이 줄면서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CET1비율 관리가 필요한 은행일수록 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올해 말부터 스트레스완충자본(최대 2.5%포인트)이 도입되면 은행은 더 높은 수준의 CET1비율 관리가 필요하다. CET1비율을 기준으로 밸류업(주주환원) 방안을 계획한 것도 신규 개인사업자 대출을 줄이게 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9월 말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61%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15%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9월(0.34%)과 비교해 0.27%포인트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은 (기존에) 대출금리 인상과 심사 기준을 강화한 게 기본 원인이데, 세부적으로 보면 위험가중치가 높기 때문에 건전성과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대출 태도를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정책자금이 투입되는 보증기관 담보 대출 성격의 상품이 주로 많았기 때문에 (은행들이 의도적으로) 총량을 줄인 것으로만 보기 어렵다”며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을 고려하면 개인 사업자는 취약차주로 볼 수 있고, 은행입장에선 무한정 대출을 내주기에는 한계가 분명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