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교체 초강수 둔 ‘롯데바이오로직스’ 향방은
회사 설립 2년 만에 대표 교체…제임스박 전 지씨셀 대표 내정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롯데그룹이 지난달 28일 역대 최대 규모의 인적 쇄신안을 담은 2025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그룹에서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공들여 온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설립 2년 만에 대표를 교체했다. 신임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된 제임스박 전(前) 지씨셀 대표는 경영 전문성과 글로벌 수주에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어 앞으로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의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가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전날 신임 대표에 제임스박 전 지씨셀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그간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이끌어 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이원직 대표는 사임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롯데의 신사업 성장동력으로 조명받던 바이오·헬스케어사업 한 축인 롯데헬스케어가 사실상 철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새 국면을 맞게 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중요도가 한층 높아졌고 이에 대대적인 쇄신책의 한 방편으로 봤다.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겸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이번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대내외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도 분석된다.
제임스박 내정자는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캠퍼스 화학공학 학사를 전공하고 컬럼비아대학교 산업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글로벌 제약사 머크(Merck),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영업센터장(부사장)을 거쳤으며, 최근까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전문 기업 지씨셀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제임스박 내정자는 BMS 재직 시절 전임상 단계부터 상용화에 이르는 의약품 공정개발 및 품질관리(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s, CMC)분야 실사에 참여해 라이선스 인아웃 및 인수합병(M&A)을 포함한 사업개발을 총괄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수주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최근에는 지씨셀의 주력 제품인 자가 유래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Immuncell-LC)주의 기술이전 계약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진출 가속화도 기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임스박 내정자는 다음주부터 현장에 출근할 계획이며, 임시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신임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된다.
제임스박 내정자가 풀어갈 과제의 향방이 주목된다.
먼저 올해 3월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 11공구 KI20 블록에 착공한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이 가장 큰 관건이다. 현재 공장 건립이 활발히 진행 중인 이곳은 2030년 전체 3개 공장 준공, 2034년 전체 완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2022년 6월 설립 초창기부터 이어온 롯데바이오로직스 ‘인수’와 ‘신규 건설’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기반으로 글로벌 톱 10 CDMO에 들기 위한 새로운 사업 구상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제임스박 내정자 영입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턴어라운드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며 “국내와 미국 임직원들을 원활히 이어줄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