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10% ROE 제시…시점 모호하다는 지적 나오는 까닭
본업 수익성 둔화 속 ‘보수적 조정’ 풀이
신성장 분야 수익 창출 필요할 듯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LG유플러스가 지난 22일 ‘중장기 자기자본이익률(ROE) 8~10%라는 목표를 내놨다. 과거 ROE 10%를 기록했지만 본업인 통신 부문 수익성 확대가 여의치 않아 지자 목표치를 낮게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가 중장기적으로 목표를 8~10%로 잡은 것은 AI 등 신성장 사업의 수익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으로 고수익 사업 중심의 구조 개편과 운영 효율성 개선 등을 통해 2026년 ROE 목표치를 8~10%로 설정했다.
이날 LG유플러스의 종가는 전날 보다 2.94% 오른 1만1,570원으로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은 5조516억원이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안정적 이익 개선과 꾸준한 주주환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에 거래되고 있는 데 따른 쇄신책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의 ROE는 지난해 기준 7.5%로 KT(6.1%)보다 높았으나 SK텔레콤(9.6%)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실행 계획과 ROE 목표치가 통신 사업의 환경 변화를 반영한 현실적 판단이라고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앞서 2021년에 ROE 9.5%를 기록했지만 5G 시장의 성숙기 진입 그리고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알뜰폰사업자)의 거센 도전 등으로 통신 본업의 수익성이 둔화됐다. 이에 따라 ROE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LG유플러스의 매출 성장을 이끌어 온 5G 가입자 비중은 이미 70%를 넘어서며 추가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LG유플러스의 무선전화 가입자 중 5G 비중은 2021년 말 기준 40.5%에서 2022년 53.5%, 지난해에는 64.3%를 기록했으며 올해 9월 말기준으로는 70.2%에 도달했다.
수익성 지표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하락세다. 2021년 4분기 3만323원이었던 ARPU는 2022년 1분기 2만9,728원을 기록하며 3만원 아래로 떨어진 후 지금까지 3년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ARPU는 2만3,526원에 그쳤다. 다만 사물인터넷 가입자 회선을 제외할 시에는 ARPU가 3만5,341원으로 상승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다른 수익성 지표인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자기 자본을 통해 이익을 얼마만큼 냈는지 보여준다. 회사가 자본을 줄여 ROE를 높이려 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ROE 10%를 달성하려면 순이익을 현재 수준보다 더 늘려야 한다.
LG유플러스의 중장기 자본총계가 지난해(8조7,568억원)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 단순 계산하면, ROE 10% 목표 달성에 필요한 순이익은 8,757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6,302억원)보다 2,455억원가량 더 높은 규모로, 수익성 개선이 요구된다. 본업인 통신 사업의 수익성 개선뿐 아니라 AI와 같은 신성장 분야에서 수익 창출이 간절한 상황이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우선 사업구조 효율화로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 강화에 힘쓴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오프라인 직영 매장 운영 효율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점검을 통한 원가구조 개선 등을 통해 중장기 ROE 10% 목표 달성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의 자회사인 LG헬로비전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LG헬로비전은 만 50세 이상 또는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1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희망퇴직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퇴직위로금은 2년 치 연봉으로, 퇴직성과급은 올해 연봉의 11.8%로 정했다. 이는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LG유플러스는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기업간거래(B2B)와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사업 전반에 AI를 적극 접목해 수익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를 활용하여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매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AI를 기반으로 한 사업 수익화에 대한 의지를 역설했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중장기 계획은 4~5년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을 뜻하는 만큼 향후 달성률도 이행현황 공시를 통해 주주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라며 “ROE 증대, 주주환원율 증가, 부채비율 개선 등 밸류업 지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달성 가능한 수준의 목표를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