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명가 녹십자, 올해 실적 우상향 하나
3분기까지 성장세 이어가…‘알리글로’ 캐시카우 될 듯
증권가, 영업익 전년비 70.9% 성장 예상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백신 명가로 꼽히는 녹십자가 지난해 부진을 털어내고 연간 실적이 성장할지 주목된다. 3분기까지 굳건한 성장세를 기록한 만큼 전년보다 개선된 실적이 예상되는 상황으로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성과와 함께 탄저, 결핵(BCG) 백신 출시가 예정돼 있어 호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8%, 20.8% 늘어난 4,649억원, 396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전년비 96.2% 증가한 358억원을 시현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2,390억원, 422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성장한 연간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녹십자의 2023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비 4.9%, 57.6% 감소한 1조6,266억원, 344억원 기록하며 부진했었다.
올해는 알리글로의 미국 출시를 비롯해 연내 허가가 기대되는 탄저 백신과 함께 내년 초 허가가 기대되는 BCG 백신 등 호재가 많다.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 결핍증으로도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 치료제로 지난해 12월 FDA 허가를 획득했으며, 지난 7월 초도 물량을 미국에 수출했다. 같은 달 말 미국 내 출시해 8월부터 일차 면역결핍증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되고 있다. 녹십자는 현재 미국 주요 보험사 3곳에 일차 알리글로 처방집 등재를 마친 상태다. 당초 목표로 한 미국 내 사보험 가입자의 80%를 확보, 앞서 익스프레스 스크립츠 등 미국 3대 처방급여관리업체(PBM)를 포함한 6곳의 의약품구매대행사(PBM·GPO)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독감백신 계약물량도 지난해보다 54% 증가한 265만도즈를 기록해 뚜렷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다르면 녹십자는 2024~2025년 인플루엔자 백신 조달계약 물량이 지난해보다 54% 증가한 265만도즈를 기록해 가장 많다. 계약규모도 286억4,650만원으로 경쟁사인 사노피(215만 도즈, 222억3,100만원), 일양약품(200만 도즈, 209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255만 도즈, 266억9,850만원) 등을 물량과 규모면에서 앞서고 있다.
고혈압, 고지혈증 치료제 등 전문의약품 분야도 성장 중이다. 지난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주력 품목 독감백신과 희귀질환치료제 헌터라제의 판매가 부진했던 반면 전문의약품 분야의 성장은 고무적이었다. 이 분야는 올해 3분기까지 성장하며 회사의 호실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녹십자의 연결기준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4%, 70.9% 늘어난 1조7,057억원, 588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알리글의 미국 판매가 순항 중인 만큼 4분기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녹십자 관계자는 “알리글로의 미국 수출 성과로 인해 연간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며 “탄저·BCG 백신 모두 품목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독감백신은 지난 국가 예방접종 지원사업(NIP)에서 전년 대비 물량이 확대됐고, 낙찰가격도 높아진 데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적극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