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술 나선 LG전자, AI·솔루션 혁신 '가속'

2024-11-22     윤서연 기자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 ⓒLG전자

냉난방공조 본부 격상·ES 신설… AI 컨트롤타워 기능도 강화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LG전자가 2025년 조직 개편을 통해 미래 성장을 위한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B2B 사업과 AI 전환 가속화에 방점을 두며 ‘고객 지향적 솔루션 혁신’을 구현하는 데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1일 발표된 조직 개편에서 B2B 사업의 주력 분야인 냉난방공조(HVAC)를 독립 사업본부로 격상하고, AI 전환을 총괄할 전사 AI 컨트롤타워를 CSO(Chief Strategy Office) 산하에 신설했다. LG전자가 강조해 온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비전의 연장선상에서 고객 중심의 디지털 전환(DX)과 솔루션 기반 혁신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방향성은 지난 7월 LG전자가 24년 만에 기업 광고를 선보이며 내세운 메시지와 통한다. 당시 LG전자는 ‘공간과 미래를 연결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기술과 제품을 넘어 고객에게 혁신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스마트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천명했다.

광고를 통해 강조된 솔루션 기반 접근은 이번 조직 개편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먼저 가전과 로봇을 담당하던 H&A본부는 HS(Home Appliance Solution)로, TV와 webOS를 책임지는 HE본부는 MS(Media Entertainment Solution)로 개편됐다. 전장부품을 맡아온 VS본부는 기존 ‘Vehicle Component Solutions’에서 ‘Vehicle Solution’으로 변경해 다루는 품목을 확장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겨냥한 사업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B2B 비즈니스 솔루션을 맡아온 BS본부는 폐지됐으며, 냉난방공조와 클린테크 중심의 ES(Eco Solution) 사업본부가 새로 출범했다. BS본부 소속이던 로봇 사업은 HS본부로, 모니터와 PC, 사이니지는 MS본부로 이관되며 각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재배치가 이뤄졌다. BS사업본부장이던 장익환 부사장은 퇴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개편과 함께 단행된 임원 인사에서도 영업통 중심의 승진 인사가 이뤄지는 등 고객 경험 강화와 DX로의 방향성을 더욱 선명히 했다. LG전자는 가전 구독 사업과 전사 DX에서 성과를 낸 임직원들을 대거 승진시키며 새로운 성장 동력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LG전자는 이번 개편과 인사를 통해 B2B 사업, 플랫폼 기반 서비스, 신사업을 3대 성장 축으로 삼아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전장 사업은 지난해 매출 10조 원을 돌파하는 등 LG전자의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으며 지난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업용 HVAC 사업은 고효율 칠러를 앞세워 데이터 센터와 AI 인프라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제조와 생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도 본격화됐다. LG전자는 올해 약 3,000억원 규모의 외부 수주를 통해 생산 컨설팅과 스마트팩토리 구축 기술력을 시장에 공급중이다.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가전 구독 사업은 지난해 매출 1조1,300억원을 기록하며 유니콘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만 1조3,000억원이다. webOS 기반 광고와 콘텐츠 사업도 TV를 넘어 정보통신(IT) 및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로 확장되며 올해 조 단위 매출 달성이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 가전 사업은 소비자 가전 제품 수요 둔화와 물류비 변동성 확대에도 경쟁력이 지속되고 있고 플랫폼 신규 사업 확대와 사업구조 변화 및 B2B 매출 확대 등으로 과거 대비 이익 변동성이 완화되고 있다"며 "이번 사업 재편도 조직 간 시너지를 높이고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을 가속화할 수 있는 역량과 전문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향후 회사 방향성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세부적인 사안은 알지 못한다"며 "하부 조직 개편은 12월 중순 조직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