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금리 인하에 ‘조달’ 부담 완화?

2024-11-21     전근홍 기자

여전채, 금리 하락 폭 미미

과거 발행 여전채 상환 감안…“카드사 입장에선 부담 증가”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여전채(여신전문금융채) 금리의 내림 폭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의 경우 수신(예금)기능이 없기에 여전채 발행을 통해 가용자본을 마련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소폭 인하하면서 종전보다 낮은 금리로 자본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질적 체감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레드 스위프(Red Sweep)’가 현실화 하면서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카드사 입장에선 악재다. 강달러 현상은 물가상승을 야기하고 결국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주저할 가능성이 커진다. 기준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연동된 시장금리 역시 변화 폭이 줄어들 수 있다. 카드사들 입장에선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대목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AA+ 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전일 기준 3.315%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 내린 지난달 11일 3.365%와 비교하면 0.05%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 6일에는 3.401%를 기록하는 등 기준금리 인하에도 여전채 금리는 오름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 기준금리 인하에도 여전채 금리 변동 미미

카드사는 기준금리 인하와 이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자본조달 부담을 덜 것으로 예상돼왔다. 카드사는 여전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수익을 내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지면 수익성이 개선된다.

문제는 여전채 금리 하락 폭이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 2020년 말 1% 초반대에 불과했고, 2021년 말~2022년에는 2% 초중반을 유지했다. 하지만 현 수준일 경우 카드사들은 금리 1~2% 수준인 여전채를 상환하고, 3~4%대 금리로 조달해야 한다. 오히려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에 부담이 늘어난 셈이다.

강달러 현상도 카드사에게 악재다. 트럼프 당선 이후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는 등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줄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강달러가 지속되면 수입물가를 중심으로 소비자물가가 상승한다. 연장선상에서 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을 위해 인하로 가던 기준금리 방향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물가상승률과 미국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 등 금융불안 요소들이 산재한 만큼 시장금리가 급격한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 같고, 이에 따른 여전채 금리 역시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카드사들의 자본 조달 부담은 과거 여전채 금리가 6% 수준까지 갔던 시기에 비해서는 좋아졌지만 여전히 금리는 높은 상황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