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건설업 관세 '우려'·재건사업 ‘기대’

2024-11-07     박은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 선언을 하는 모습. ⓒSBS 뉴스화면 캡처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당선됐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인해 미국 정책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건설업계도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건설업계에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의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과 대립하며 관세를 강화할 경우 국내 기업의 수출과 해외 수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수차례 언급했던 만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대한 건설업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외적으로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호무역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만큼 미·중 갈등 구조 안에서 수입 관세율을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미국의 관세율 인상이 세계 평균 관세율 인상에 압박이 되며 글로벌 교역을 위축시키는 만큼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영업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채 금리 상승이 국내 부동산 경기 회복과 착공 물량 증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관세 강화로 미국 내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 인플레이션 압박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금리 인하 폭이 제한되면서 국내 금리 상승 요인이 되고, 이는 경제 회복 및 부동산 수요 증가, 업황 회복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대한 수요 증가와 미국 내 소형원전에 대한 개발 관심이 높은 점은 건설업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해외에서 활동 가능한 건설사 영역은 대형원전 및 소형원전(SMR), 우크라이나 재건, 북미 블루수소, 미국 리쇼어링 부문"이라며 "특히 소형원전은 인공지능(AI)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로 미국 내에서 개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건설사가 원전 개발을 하진 못하지만 투자한 이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은 미국 원전기업 홀텍과 독점계약을 맺으며 밸류체인 프로젝트에 합류한 바 있다. 삼성물산은 미국 최초 SMR 개발사 뉴스케일파워에 7,000만달러 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대통령의 당선으로 국내 건설업계 영향에 대해 시각차가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가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하며 부정적 요인의 효과가 보다 가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건설사가 대부분 내수중심의 사업을 전개하는 만큼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강화에 대한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세계 건설시장에서 인프라 투자 동향 등을 살펴보면 확장기에 있다고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보호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 국내 건설사의 직접적인 미국 진출이 많지 않더라도 전반적인 국제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교역시장에 다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외국기업의 국내 기업 투자 위축과 같은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국내 경제에서도 이로 인한 마이너스를 어느 정도 감수해야할 것"이라며 "이같은 기조는 유럽 등 다른 국가 해외 건설 시장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해외 수주사업에 있어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연귀위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공사비와 자재가격 상승도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분명히 있으나 이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사들은 내수위주로 사업을 영위하고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는 비교적 제한적"이라며 "따라서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에 가시적으로 또는 즉각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미국이 최근에 기준금리를 낮췄고 트럼프 대통령 당신 후 재정이 집행되겠지만 당장 금리를 높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환율 변동에 따른 수입가격 영향은 있을 수 있겠지만 자재가 모두 수입산이 아닌데다 내수 자재 비중을 고려하면 건설업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