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역대급 순익…비이자 이익 '한몫'
KB·신한·하나·우리·농협…올해 3분기 누적 순익 16.5조원
비이자이익 3.2조원…수수료·유가증권 운용이익 개선 영향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5대 금융지주가 올해 3분기 역대급 순이익을 거뒀다. 이런 가운데 5대 금융지주는 비이자이익이 소폭 늘었지만 이자이익은 감소세를 나타내 이목을 끌고 있다. 금리인하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는 예견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자이익이 규모 면에서 여전히 비이자이익을 압도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 향상을 위한 포트폴리오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합계 순이익은 5조474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17억원(15%) 증가한 수치다. 이들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년 전보다 9,245억원(6%) 늘어난 16조5,805억원에 달한다. 사상 처음 16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KB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이 1조6,140억원으로 가장 많다. NH농협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22억원(66%) 늘어난 5,613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율로 보면 가장 큰 변화를 나타냈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1조2,386억원, 1조1,56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우리금융지주의 순이익은 9,036억원으로, 2개 분기 연속 9,000억원대에 진입했다.
역대급 실적엔 비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조사대상 금융지주사의 3분기 비이자이익은 3조2,40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2조5,737억원)보다 6,671억원(25.9%) 증가했다.
농협금융의 비이자이익이 이 기간 1,431억원에서 4,443억원으로 210.5% 급증했고, 하나금융도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이 3,263억원에서 5,333억원으로 63.4% 늘었다.
비이자이익 증가는 금리와 환율 안정으로 수수료 수익과 유가증권 운용 이익이 개선된 영향이다. 기업금융(IB)과 신용카드 수수료 증가, 퇴직연금·운용리스 등 축적형 수수료 기반 확대 등 그동안 금융지주가 지속적으로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노력한 효과도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시장금리 하락 여파로 이자이익은 소폭 줄었다. 5대 금융지주의 3분기 합계 이자이익은 12조5,0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2억원(0.6%) 감소했다.
분기 기준 5대 금융지주 합계 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대출 금리 인하와 소상공인 이자 환급 등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이 거셌던 지난해 4분기 이후 처음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기인 만큼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5대 금융 모두 하락했다”며 “KB금융의 NIM은 올해 3분기 1.95%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1.9%로 하나금융은 1.63%, 우리금융 1.67%, 농협금융 1.8%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과 경기 침체 여파로 가계·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려워진 점도 부담”이라며 “대출성장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4분기에도 마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