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발표한 신세계·현대백, 롯데·CJ는?

2024-11-01     박현주 기자
ⓒ어도비스톡

내수경기 부진 속에 '안정' 다지나…롯데·CJ, "결정된 바 없다"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정기임원인사를 발표하면서 또다른 유통대기업 롯데그룹과 CJ그룹의 2025 정기임원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대표가 많고 전사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라 대규모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으며, CJ그룹은 내수경기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대규모 인사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회장, 정은경 회장의 계열분리에 신상필벌을 강조했고, 현대백화점그룹은 인사폭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안정에 초점을 뒀다.

1일 롯데그룹·CJ그룹 측은 모두 이같은 추측에 대해 "시기, 후보명단, 방향성 등 확정된 계획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통상 임기만료가 가까워지고 실적이 부진한 경우가 겹치면 기업 입장에서 정리 작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어 임기·실적 등 기준을 통해 인사의 방향성에 대해 추측해 본다. 대기업 경영은 사람을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인사에 따라 시장에 영향력이 큰 대기업의 행보를 파악할 수 있어 인사에 대해 관심이 높다.

롯데그룹은 전사적으로 희망퇴직에다 비상경영체제다.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유통업이 어려운 실정이다. 내수 경기 부진과 소비심리 저하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어,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임원들은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2025년 3월 31일), 강성현 롯데쇼핑 대표(2025년 3월 28일),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2025년 3월23일), 김주남 호텔롯데 대표(2025년 3월 25일), 이영구 롯데웰푸드 대표(2025년 3월23일),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2025년 3월27일)다.

이중 롯데쇼핑은 백화점·마트·이커머스 등 다양한 계열사들이 속한 유통군인데 시장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지난 10월 업계 최초 밸류업 공시를 진행하면서 경쟁력 강화의 의지를 다졌다. 주주환원 정책과 현재 유통 계열사가 수익 시너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으로 내부적으로 급격한 인사이동 등 인사에 무리수를 두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하고 있는 신유열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신 전무는 바이오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 관리와 제2의 성장 엔진 발굴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롯데의 헬스케어 사업으로 우웅조 대표가 이끄는 롯데헬스케어의 경우 2022년 설립된 이래 지난해 적자 상황이다.

CJ그룹의 2024 정기임원인사는 올해 2월에 발표되면서 그룹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가 있었다. 이에 따라 강신호 전 CJ대한통운 대표가 CJ제일제당 대표로 옮기면서 공채 출신 첫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을 맡아왔던 신영수 대표가 CJ대한통운 대표로 선임하면서 그룹의 큰 축을 다지고 올해 실적에서도 안정세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4세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 실장은 지난 2024 정기임원인사에서 승진을 하지 못해 2025 정기임원인사에서는 승진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 실장은 셰프 프로젝트를 기획·진행하는 등 K푸드 관련 사업 전개에 힘쓰고 있다.

재직기간을 보면 윤상현 CJ ENM 대표가 내년 3월 임기 종료인데 지난 정기임원인사에서 CJ ENM 엔터부문 대표였던 구창근 전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윤 대표가 커머스 부문뿐 아니라 엔터부문까지 맡아 총괄하게 됐고 올해 들어 두 부문의 시너지 올리기에 한창 힘쓰고 있어 연임 가능성이 높다. 2024 정기임원인사 이후인 지난 5월 정성필 CJ프레시웨이 전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직에서 물러나 이건일 경영리더가 CJ프레시웨이 대표로 임명돼 재직기간이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CJ올리브영의 경우 H&B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줄곧 '갑질' 논란과 '기업공개' 이슈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를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에게 책임 묻기에는 매출이 성장세라 성과에 기반한 승진을 강조하는 CJ그룹에서 문책당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허민회 대표가 이끄는 CJ CGV의경우 코로나19 이후 업황부진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었으나 올해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사 CJ로부터의 자금수혈받고 IT솔루션사 CJ올리브네트웍스 편입 효과가 더해졌다. CJ푸드빌은 김찬호 대표 하에 베이커리 해외사업으로 성과를 내는 추세다.

올해 실적 추이에서 큰 이변이 없고 지난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주요 계열사에 업력이 높은 수장을 포진시켜놨기 때문에 2025 정기임원인사에서 대규모 물갈이식 인사보다는 안정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4 정기임원인사에서 어려운 경영 상황에 따라 최소폭의 임원 승진을 단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