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유튜브·스포티파이…음원 플랫폼 점유율 전쟁
스포티파이 무료 서비스 도입…신규 설치 급증
멜론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로 차별화 둘 것”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글로벌 1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가 한국 내 무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국내 음원 플랫폼에 위협이 되고 있다. 멜론의 경우 위기감이 더욱 크다. 그간 한국 음원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만큼 최근 유튜브 뮤직과의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한 상황에서 스포티파이까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격차를 좁힐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지난 10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계약을 맺고 무료 음원 스트리밍 멤버십 ‘스포티파이 프리(Spotify Free)’를 출시했다. 스포티파이 프리는 15분마다 광고가 삽입되지만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2021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 약 4년만에 무료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10일 하루에만 4만9,816건의 앱 설치 수를 기록하며 '음악' 부문에서 유튜브 뮤직과 멜론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앱 신규 설치 건수는 전일 대비 13배 이상 급증했다. 이후에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한국 음원 스트리밍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 잡았던 멜론은 최근 유튜브 뮤직에 점유율을 빼앗기며 2위로 내려앉았다. 2020년 유튜브 뮤직이 국내 시장에 등장한 이후 멜론의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였으며, 2023년 들어 유튜브 뮤직은 멜론을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에서 추월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4분기에도 유튜브 뮤직이 이용자 수 1위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스포티파이의 무료 서비스에 향후 점유율 향방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프리미엄 서비스 묶음 판매 전략으로 인한 불공정 행위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유튜브가 프리미엄 서비스에서 음원 스트리밍을 분리해 내놓는다면, 사용자들은 스포티파이 프리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멜론을 단순한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뮤직 통합 플랫폼'으로 변신시키고 있다. 개인 감상 이력을 한눈에 보여주는 아카이브 서비스 ‘나만의 음악서랍’이나 함께 음악을 들으며 소통할 수 있는 ‘멜론 뮤직웨이브’ 등 소통과 연결 서비스를 지속 확장 중이다. 또한 멜론 스테이션, 멜론 스포트라이트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며 사용자 유입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스포티파이의 무료 서비스 도입에 유료 요금제를 유지해야 하는 멜론으로서는 무료 서비스를 대체할 추가적인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음악 소비 환경은 기술 발전과 플랫폼의 다양화로 크게 변화하고 있다. AI 기반의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와 짧은 동영상을 통한 음악 소비 방식의 변화는 스트리밍 시장의 판도를 더욱 빠르게 바꾸고 있다. 스포티파이, 유튜브 뮤직, 애플 뮤직 등 글로벌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어 멜론의 전략적 대응이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트래픽만 갖고 플랫폼의 점유율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라며 “현재 국내 음원 플랫폼 중 제대로 된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은 멜론 밖에 없어 유료 구독자 점유율로 따진다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음악 산업 생태계나 창작자들에게 저작권료가 적게 가는 경우도 있고 유튜브 독점이 강해질수록 가격이 오를 여지가 있어 음악 플랫폼 내 불공정한 경쟁 환경이 바로잡혀야 될 것”이라며 “멜론이 이런 점에서 무료 서비스나 저가형 요금제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멜론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스포트라이트와 스테이션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가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