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감] 정부, 공공장소 와이파이 예산 전액 삭감
공공와이파이 장비 교체 및 신규 구축 부담은 지자체로 전가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구축 사업의 2025 년 예산이 전액삭감 돼 사업이 종료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디지털 격차 해소 ODA 예산은 내년에 약 4,000억원 가량이 증액됐다.
과기부는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사업을 지자체 사업으로 이전한다는 방침이지만 재정 여력이 부족한 지자체들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기는 녹록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내년에 내구연한이 도래하는 공공와이파이는 1만4,758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대전 유성을)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구축 사업인 ‘무선인터넷 인프라 확대구축’ 사업의 예산은 2023년 128억2,100만원에서 올해 3억9,6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됐고, 내년도에는 이마저 전액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황 의원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공공와이파이 구축사업의 만족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통신비 절감 항목에서 5점 만점 중 4.26점으로 가장 만족도가 높았고, 이용 편리성은 4.16점이었다. 전반적 만족도 역시 3.98점으로 나타났다.
과기부는 향후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신규 구축과 내구연한이 도래하는 장비의 교체는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황 의원은 이를 두고 "사실상 설치 및 교체 비용 등의 경제적 부담은 지자체가 떠안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2025년 내구연한이 도래하는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장비의 시도별 현황자료에 따르면 경기도가 1,736 개로 가장 많고, 서울 1,704개 , 부산 1,241개 순으로 많았다.
황정아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다른 나라의 디지털 격차해소를 지원하겠다며 ODA 예산을 늘리더니, 정작 우리 국민의 디지털 격차해소 사업인 공공장소 무료와이파이 사업 예산은 전액 삭감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앙정부의 책무를 재정여력이 천차만별인 지자체들에게 떠넘기게 되면 디지털 격차가 계층간은 물론 지역간 격차로 더 확대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디지털 격차 해소에 진심이라면 공공장소 와이파이 사업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2023 년 9 월 뉴욕에서 열린 제 78 차 UN 총회 기조연설에서 “국제사회가 연대해 개발·기후·디지털 분야 글로벌 격차를 완화해야 한다” 며 “ODA 예산 40% 이상 확대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ODA 예산은 대규모로 증액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4조5,000억원에서 2024년 6조3,000억원으로 약 2조원이 늘어났으며, 2025년도 예산도 6조7,000억원으로 확대 편성됐다. 국조실에 따르면 이 중 디지털 격차 해소 관련 내년도 ODA 사업 예산은 3,114억원 수준이다 . 올해 예산은 3,035억원으로 전년도(2,638억원) 대비 400억원 가량 증액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