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감] 소환된 배달앱 대표들…국회 상생방안 촉구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8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중기위)의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높은 배달 중개 수수료'로 화두가 되고 있는 배달플랫폼의 폭리와 입점업체간 상생방안 도출이 큰 쟁점이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유통시장의 변화와 맞물린 탓인지 오프라인 유통업체보다 온라인 플랫폼 운영체들이 보다 집중적인 문책을 받고 있다. 특히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이 배달플랫폼 입점업체들로부터 과도하게 많은 배달 중개 수수료를 가져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 높은 수수료, 최혜대우, 제재경감 등등…쿠팡이츠 대표에 의원들 '호통'
올해는 그동안 높은 배달비로 질타받았던 배달플랫폼들이 배달비 0원을 내걸면서 급증하는 무료배달 수요에 대응하고 충성고객을 확보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배달플랫폼간 경쟁이 격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무료배달에 따른 비용 부담이 배달플랫폼에 입점한 업체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쟁점이 불거져 나온 것이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배달플랫폼 대표로 먼저는 김명규 쿠팡이츠 서비스 대표가 소환돼 증인심문이 이뤄졌으며, 의원들의 쿠팡이츠의 배달수수료와 소상공인 상생 논의와 관련한 지적이 잇따랐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쿠팡이츠는 2022년 주문건당 9.8%의 중개 수수료를 도입하면서 경쟁사인 배달의민족이 수수료를 올리고, 무료배달 멤버십을 내놓자 배달의민족이 배민클럽을 내놨다"며 "쿠팡 본사의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하면서 배달앱 생태계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는 것에 동의하나"고 질의했다.
김 대표는 "쿠팡이츠는 고객들의 배달비를 회사가 부담하는 대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최근 쿠팡이츠는 배달의민족과 가격이 똑같지 않으면 쿠팡의 할인을 종료시키는 식으로 협박이 이뤄져 입점상인들이 부당함을 호소했다. 입점업체 목조이기가 가관"이라며 "분명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비자를 위해서 무료라지만 절대 무료가 아니다"라며 "치열한 마케팅을 벌이느라고 코피 터지는 건 결국 소상공인들이다. 상생방안이 있나"고 질의했다.
이에 김 대표는 "쿠팡이츠는 포장수수료 무료 서비스고, 전통시장에 대해서는 감면하고 있다"며 "또 공정거래위원회 6차 회의 상생협의체를 통해 정부와 사업자들과 함께 진중히 임하고 있고 적극적으로 구체적인 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교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달하고 광고비하고 다 추가해서 내면 통닭 한마리 2만원에 팔아서 3,000원 남는 꼴인데, 장사가 되겠나"며 "이 와중에 이중가격제 논란, 최혜대우, 수수료 내릴 테니까 제재 경감해달라는 게 되나"고 질타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상생협의체에서 제안요청이 들어와서 이런 방안도 있다고 제안을 한 것이다"라고 답하자마자 김 의원은 "그럴 생각이 있으니까 제안을 하지 아무 생각없이 제안을 하는 것인가"라며 호통쳤다.
이철규 산자중기위 위원장은 "무엇이든 과하면은 부족함만 못하다"며 "이날 지적된 내용을 경영하실 때 잘 되새겨주길 바란다"고 정리했다. 김 대표는 "잘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 배민, 모기업 배당금 문책에 시장점유 1위가 부른 배민의 '갑질' 쟁점
이날 국정감사에는 배달의민족을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가 출석해 배달수수료와 상생 관련 질의받았다. 특히 배달플랫폼 시장에서 배달의민족이 점한 우월한 지위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갑질'이 쟁점이 됐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달의민족은 이름덕분에 애국 마케팅으로 급성장한 이래 모기업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적자인 상황에서 이 회사가 유럽연합 반독점법 위반으로 수천억 원대의 벌금을 물릴 상황이 되자 배달의민족은 우려를 무릅쓰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이 독일 기업의 유럽 벌금을 대신 내줄 형국, 올해 배달의민족 예상이익을 얼마로 보나"이라고 질의했다.
이에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올해 딜리버리히어로에 배당을 얼마나 해줄 건가"라고도 물었다. 이에 대해서도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는 "안타깝게도 이 역시 주주와 합의해야 하는 사안이라 배당규모를 말씀드릴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배달의민족의 이전 배당성향에 근거하면 올해 배달의민족은 8,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내고 5,000억원 이상을 독일로 배당보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영업이익의 60%를 가져갔던 것에 비춰 본다면 그렇다"고 봤다. 이어 "기업은 이미지가 중요한데 배달의민족은 소상공인을 무시하는 먹튀의 전조가 보인다"며 "한국사업을 언제까지 하실 생각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는 "딜리버리 히어로는 전세계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운영한다"라며 "특히 한국에서도 성공을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면밀히 협의하며 장기적으로 운영해야된다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추가 질의가 이어졌다. 그는 "지난해 울트라콜로 깃발 하나를 위해 광고비를 한달에 8만원씩 내는 출혈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배달의민족이 만들었다"며 "사실상 허위 과장 광고를 경쟁적으로 하게 만드는 이 구조는 근본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답변 부탁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 "지난해 경쟁환경에 비춰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결론이 나는대로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자영업자들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는 출혈경쟁제도는 고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김 의원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올해는 배달 수수료를 누가 부담할 것인가를 두고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이 다른 정책을 들고 나왔다. 그래도 최대 피해자는 결국 자영업자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벤처기업부는 이같은 문제를 시장경제 논리로 보고 관여하기 어렵다는 식이어선 안 된다. 공공영역이 전체 시장에서 20~30%를 차지하고 있어줘야 독점을 막고 소비자 편의를 보장할 수 있는 것"이라며 "자영업자와 배달플랫폼이 소비자 편의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오 장관은 "현재 배달료 문제는 정말 큰 문제이고 수수료 문제가 또 많은 소비자와 판매자가 다 연결돼 있기 때문에 국감 이후 고민해보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