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AI 경쟁 본격화…글로벌 협력·기술 개발 '가속'
AI 기술 확보 총력전…수익화 달성 목표 '박차'
국감서 ‘AI 기본법’ 제정 논의 이뤄질 듯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국내 이통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AI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기존 유무선 사업만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가운데 AI 기술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부상한데 따른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통3사가 AI 시장 수익성 제고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기술을 통신 서비스와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데 주력하는 등 단순한 통신 서비스 제공자에서 종합 AI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자체 AI 기술 확보는 물론, 글로벌 IT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AI 역량 강화에 나서면서 향후 통신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SKT, AI 피라미드 전략 성과 '가시화'…회사 간 협력 확대
SK텔레콤(이하 SKT)은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목표로 AI 피라미드 전략을 수립한 이래 멀티 거대언어모델(LLM) 등 AI 서비스에 기반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SKT는 지난해 9월 AI 피라미드 전략을 공개하고 기존 사업을 ▲AI 인프라 ▲AI 전환 ▲AI 서비스 등 3대 사업 영역에 맞춰 사업을 확장 중이다.
SKT는 현재 자체 AI 모델 '에이닷(A.)'을 비롯해 도이치텔레콤, 이앤(e&)그룹, 싱텔그룹 등 글로벌 통신사 연합인 '텔코 AI 얼라이언스' 합작법인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AI 전략의 성과도 하나둘씩 성과를 보이는 모양새다. 특히 AI 검색 엔진 기업 퍼플렉시티와의 협력은 최근 진행된 AI 서비스 '에이닷' 개편으로 이어졌다. 연내 검색 기능이 강화된 AI 비서 서비스 베타 버전을 미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SKT가 AI 피라미드 전략을 통해 변화를 수용하고 이에 따른 기회를 잘 포착할 수 있는 좋은 입지를 다지려는 명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다양한 산업의 제휴사와 전략적으로 협력해 새로운 성장 영역을 개척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으로 유선과 모바일 핵심 사업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영상 SKT CEO는 "글로벌 경쟁이 가장 치열한 AI 시장에서 회사 간의 협력은 필수"라며 "SKT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검색 AI 기술이 현대인의 시간을 절약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고 퍼플렉시티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AI 검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한국형 AI 개발 진행 중…"MS 등 글로벌 기술 활용"
KT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AI 분야에서 5개년 파트너십을 맺고 수조원 규모의 협력을 진행하기로 했다. 협력을 통해 KT는 클라우드 및 AI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기업용 AI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직원들의 AI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앞서 KT는 지난 6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와 지속적으로 협력과 지원영역을 협의해 왔다.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AI 모델 개발과 국내 산업에 특화된 AI 솔루션 구축 등 우선적으로 국내 AI 생태계 확장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국내 기업들의 AI 전환을 지원하는 AX 전문기업을 설립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등 기업용 AI 솔루션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력으로 KT는 글로벌 수준의 AI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통신 서비스와 융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계획이다.
KT는 지난 1일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최한 'M360 APAC' 기조연설에서도 협력 능력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기업과의 추가적인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통신사는 빅테크, 신생 스타트업, 글로벌 통신사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이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며 "각 기업이 데이터 주권과 AI 기술의 소유권을 가지면서 특정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글로벌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LG 엑사원 기반 생태계 확대…이달 익시오 '출시'
LG유플러스는 자체 AI 모델 '익시젠' 공개 후,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델 테크놀로지스, 메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AI 기술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 중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이번 달 안으로 AI 기반 통화 녹음 비서 '익시오' 출시도 앞두고 있다. ‘익시오’는 LG AI 연구원의 LLM ‘엑사원’ 기반 통화 비서 서비스로, 스팸 전화와 보이스피싱 필터링 기능은 물론 자동 녹음과 요약 기능을 갖췄다. 또한 SKT 에이닷에서만 가능하던 아이폰 통화 녹음 서비스를 제공해 에이닷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27년까지 비통신 매출 비중을 40%로 확대하고 B2B 사업에서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AI 서비스 영역을 통화에서 IPTV 영역, 나아가 B2B 영역까지 지속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이에 최근에는 델 테크놀로지스와 협력해 통신망 운용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AI 기반 클라우드 랜 자동화 기술 검증에 나서며 네트워크 안정성 제고에도 나섰다. 해당 기술을 통해 차세대 네트워크 상용화에 활용하기로 하면서 B2B 영역에서의 AI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오는 7일부터 열리는 국정감사에서도 AI 기본법 제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생성형 AI로 인한 딥페이크 범죄가 지속 발생하면서 AI 잠재적 위험성에 따른 안전성 확보를 위한 방향성이 국감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이밖에도 매년 언급되는 가계통신비 부담 문제와 단말기 유통법 폐지, 제4이통사 선정 실패 등 통신업계 내 다양한 현안이 다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