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그룹 총수 46명 주식재산 2.3조↓…서정진 회장 1조↑

2024-10-03     유수환 기자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증감률 현황 ⓒ 한국CXO연구소

[SRT(에스알 타임스) 유수환 기자] 국내 주요 46개 그룹 총수의 올해 3분기(6월 말 대비 9월 말) 주식평가액이 2조3,000억 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6명의 총수 중 26명은 최근 3개월 새 주식재산이 쪼그라졌다. 

그룹 총수 가운데 영풍 장형진 고문은 주식가치가 30% 넘게 상승했으나, 원익 이용한 회장은 40% 가까이 하락해 희비가 엇갈렸다. 

올 연초 대비 9월 말 기준으로 셀트리온 서정진 그룹 회장은 1조3,000억 원 넘게 주식평가액이 불었지만,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 겸 CA협의체 공동의장은 2조2,000억 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정진 회장은 국내 주식부자 1위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의 주식평가액 격차를 20% 미만으로까지 좁힌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 3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도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올해 지정한 88개 대기업집단 중 올 9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 원 넘는 그룹 총수(総帥) 46명이다. 주식재산은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함께 비(非) 상장사 등을 통해서 우회적으로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보유한 주식 현황도 포함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46개 그룹 총수의 지난 9월 말 주식평가액은 63조4,149억원으로 평가됐다. 이는 지난 6월 말 65조7,409억원과 비교하면 최근 3개월 새 46개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이 2조3,269억원 이상 감소한 것이다. 

◆ 영풍 장형진 고문, 3분기 주식재산 30% 넘게 상승

올해 3분기(6월 말 대비 9월 말) 기준으로 국내 46개 그룹 총수 중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영풍 장형진 고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장 고문의 지난 6월 말 주식평가액은 3,955억 원 수준이었다. 이후 지난 9월 말에는 5,331억 원으로 주식재산이 달라졌다. 최근 3개월 새 주식재산은 1,376억 원 넘게 증가했다. 주식재산 증가율만 해도 34.8%로 상승 곡선을 보였다. 장형진 고문은 ▲고려아연 ▲영풍정밀 ▲코리아써키트 ▲영풍 등의 종목에서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중 고려아연의 주가가 3분기에만 33.6%(6월 말 51만5,000원→9월 말 68만8,000원)나 뛰면서 장형진 고문의 주식가치도 덩달아 상승했다. 

최근 장형진 고문과 경영권 분쟁으로 대립각을 보이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주식재산도 지난 6월 말 2144억 원에서 9월 말에는 2,755억 원으로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형진 고문과 최윤범 회장 모두 주식재산이 크게 상승했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고려아연의 주식가치가 기존보다 크게 상승함에 따라 추후 해당 종목의 주식을 매입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원익 이용한, 주식평가액 하락률 40% 근접

46개 그룹 총수 중 올 3분기 주식재산 감소율 폭이 가장 큰 그룹 총수는 원익 그룹 이용한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한 회장은 지난 3월 말 2,752억 원에서 9월 말에는 1,657억원으로 최근 3개월 새 주식재산이 39.8%로 떨어졌다. 여기에는 이용한 회장이 갖고 있는 ▲원익홀딩스 ▲원익QNC ▲원익큐브 주식종목이 주가가 하락함과 동시에 기존에 보유중이던 원익 주식을 처분한 것이 겹쳐서 최근 3개월 새 주식평가액이 39.8%로 4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 9월말 기준 그룹 총수 주식재산 1조 클럽 ⓒ 한국CXO연구소

◆ 올 9월 말 주식재산 1조 클럽 총수 16명

지난 9월 말 기준 조사 대상 46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6명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2분기 때와 숫자는 동일했다. 9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13조7,956억원)이 차지했다. 이재용 회장의 주식재산은 올해 초 14조8,673억원에서 3월 말에 16조5,864억원으로 높아졌지만, 이후 6월 말에는 15조7,541억 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다 지난 9월 말에는 13조7,956원으로 주저앉았다. 3분기(6월 말 대비 9월 말)에만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1조9,585억원(12.4%↓) 넘게 사라졌다. 여기에는 국내 상장사 시총 1위 삼성전자의 3분기 주가가 6월 말 8만1,500원에서 9월 말 6만1,500원으로 24.5%나 하락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재용 회장에 이어 3분기 주식재산 넘버2는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견고히 자리를 지켰다. 서정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 주식은 올 3분기에만 12.1% 올랐다. 지난 6월 말 10조837억원이던 주식재산은 지난 9월 말에는 11조3,044억 원으로 최근 3개월 새 1조2,206억원이나 높아진 것이다

톱3에는 현대차 정의선 회장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순위를 유지했다. 정의선 회장은 올 6월 말 4조6,618억원으로, 그룹 총수 중에서는 처음으로 주식재산 3위 자리에 올랐었다. 지난 9월 말에는 4조3,258억원으로, 6월 말 때보다는 7% 정도 하락했지만 그룹 총수 주식재산 3위를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6월 말 4조2,973억원이었는데, 9월 말에는 3조8,210억원으로 3조원대로 밀려났다. 김범수 의장의 주식재산은 올 1월 초 6조 원대→3월 말 5조 원대→6월 말 4조 원대로 분기별 주식재산 조사에서 앞자리가 달라질 정도로 눈에 띄게 주식재산 감소 속도가 빨랐다. 

이번 조사 대상 46개 그룹 총수 중 올 1월 초 대비 9월 말 기준 9개월 새 주식평가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주인공은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 회장은 올해 초 9조 9,475억 원이었는데, 최근 9개월 새 1조3,568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올해 1월 초 6조1,186억 원이던 것이 9개월 새 2조2,975억원 넘게 주식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 3분기 기준 46개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140여 개나 되는 주식종목 중 주가가 내린 곳이 오른 곳보다 2배 더 많아 국내 주식 시장은 이미 추운 겨울을 보냈다”며 “특히 국내 산업을 대표하고 주식시장을 이끌어가는 대장주들이 많은 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업종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