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새벽의 모든’ 미야케 쇼 감독 “플라네타리움...우주를 생각하면 구원받을 것 같은 순간이 있어”①

“이번에는 연애 요소 뺀 영화 만드는 것에 도전” “연애를 하지 않지만, 충분히 행복해 보이도록 연출”

2024-09-22     심우진 기자
▲'새벽의 모든' 미야케 쇼 감독. ⓒ심우진 기자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일본의 영화감독이자 각본가, 편집자로서 종횡무진 활동 중인 미야케 쇼. 그가 새롭게 꺼내든 신작 ‘새벽의 모든’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 소설의 인물 소개를 접했을 때부터 직감적으로 작품 속 두 캐릭터에게 이끌렸다는 그는 "한 쌍의 유니크한 남녀가 연애 이외의 방법으로 서로 얼마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그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한다.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웰메이드 공감 드라마 ‘새벽의 모든’은 PMS(월경전증후군)와 공황장애로 인해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자신과 매일 충돌하고 낙담하던 두 인물이 어느샌가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며 그동안 느껴본 적 없는 공감과 위로를 주고받게 되는 이야기다. 이번 작품은 미야케 쇼 감독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과 어우러져 아름답게 빚어진 웰메이드 영화다.

SR타임스는 22일 서울 강남구 모 장소에서 미야케 쇼 감독을 만나 영화 '새벽의 모든'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한국에서 ‘새벽의 모든’이 개봉했습니다. 소감 말씀부탁드립니다.

지난해에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이 한국에서 개봉하고 바로 다음 작품도 이렇게 개봉을 할 수 있게 돼서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건너와서 많은 분들께서 GV에 참석을 해 주셔서 저로서는 더 많은 자극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또 배급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새벽의 모든' 미야케 쇼 감독. ⓒ심우진 기자

Q. 원작 소설의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껴서 연출을 결정하게 되셨나요.

우선 후지사와와 야마조에 이 두 주인공 캐릭터게 이끌렸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정말 여러 번 웃을 수가 있었어요. 두 사람이 하는 행동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그래서 캐릭터의 매력이 가장 제가 이제 끌리는 부분이었습니다.

Q. 원작에는 없는 부분이 영화에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어서 양쪽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세차나 플라네타리움 같은 경우가 그랬었는데요. 각색의 주안점은 무엇이었나요.

캐릭터를 정말 중시해서 그려야 되겠다라는 것은 이제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일관됐었습니다. 그리고 영화에 등장하는 쿠리타 과학이라는 회사의 분위기도 정말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PMS나 이제 공황장애로 인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 이야기거든요. 결국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색을 하는 데 있어서 주인공 두 사람이 회사에서 같이 일을 하는 모습같은 부분을 보다 강조하려고 했습니다.

플라네타리움에 관해서는 ‘새벽에 모든’이라는 타이틀에서 연상을 했습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우주에 대해서 생각하면 두려울 때도 있고 정말 심적으로 구원받는 것 같은 그런 순간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 영화 소재에 있어서 참 잘 어울리는 모티브라고 생각했습니다.

Q. 마츠무라 호쿠토, 카미시라이시 모네 배우는 TV소설 ‘컴 컴 에브리바디’에서 연인으로 연기했었는데 이 작품은 로맨스 이야기는 아닙니다. 두 배우 캐스팅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남녀 간 연애를 하면서 행복해지는 작품이 기존에도 워낙 많지 않습니까? 근데 우리가 현실을 생각해 보면 굳이 연애를 하지 않아도 성별이 다른 사람들끼리 같이 일을 하고 프로젝트 성공을 시켜서 기쁨을 나누는 일이 실제로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 요소를 좀 뺀 작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새로운 도전을 한 거죠.

캐스팅에 관해서는 프로듀서의 아이디어였습니다. 후지사와를 연기한 카미시라이시 모네 배우가 원작 소설의 엄청난 팬이라고 해서 이 작품의 기획이 출발이 된 거거든요.

저는 프로듀서로부터 그 아이디어에 대해서 듣고 제 직감으로는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을 했고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새벽의 모든' 미야케 쇼 감독. ⓒ심우진 기자

Q. 관객이 연애로 발전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도록 연출적으로 신경쓰신 부분이 있을까요.

그러니까 보시는 분들 입장에서 내가 예상했던 거랑 달랐네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영화를 재미있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드라마를 볼 때 저 사람이 범인일 거다 하고 보고 있는데 알고 보니까 그 사람은 착한 사람이었구나 하면서 바뀌는 순간이 재미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좀 주안점을 둔 부분은 두 사람이 연애를 하겠지라고 기대를 했던 관객이 그것을 안 하는 것에 대해서 아쉽게 느끼는 그런 상황은 좀 피하고 싶었거든요. 두 사람이 연애를 하지 않지만, 충분히 행복해 보인다고 할 수 있도록 말이죠. 불만을 느낄 만한 그런 흐름으로 가지 않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Q.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고 연출을 하셨나요. 두 사람의 관계를 정의한다면.

간단히 표현하자면 동료입니다. 살면서 동료와 함께 지내는 시간은 참 많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는 가족, 연인, 친구 다 중요하긴 합니다만, 정말 좋은 동료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면 우리의 삶을 상당히 풍요롭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가 상대에게 이제 좋은 동료라면 상대동료 입장으로서는 상당히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도 마찬가지겠고요. 저는 이번 작품을 통해 동료라는 말을 상당히 좋아하게 됐습니다.

주연 배우와 다른 배우분들에게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그분들과 사이는 좋지만 친구는 아니거든요. 연인 관계는 당연히 아니고요. 하지만 서로 정말 신뢰감을 갖고 존경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저희에게 심적으로도 편안함을 줍니다. 일하기 참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