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기대감 큰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 불만은 커졌나

2024-09-10     방석현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삼성바이오에피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출시 등 호재 업고 올해 최대 실적 예상

고한승 대표 “신입, 저녁 먹고 퇴근” 발언...SNS에 직원 불만글 다수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간 최대 실적 기대감이 크다. 자사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가 유럽에서 출시됐기 때문이다. 다만 기대감이 큰 회사의 실적과는 달리 직원들의 불만은 가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가 최근 임원회의에서 "신입사원에게 저녁 먹고 퇴근할 정도로 일을 많이 시켜라"라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SB17’는 지난 4월 유럽에 이어 6월 미국 품목허가를 승인받았다. SB17은 크론병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로 크론병은 글로벌 시장 규모가 130억달러(약 17조5,000억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5월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SB15의 미국 품목허가도 승인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창립 후 12년 동안 총 8종의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73%, 278% 늘어난 8100억원, 2,952억원으로 연간 최대 실적 기대감이 높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에 따른 추가 마일스톤 수령 여부에 따라 연간 실적 가이던스 상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른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3%, 108.1% 늘어난 1조3,582억원, 4,277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듯 회사는 올해 연간 최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직원들의 불만은 터져나오고 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는 최근 임원회의에서 “신입사원에 저녁 먹고 퇴근할 정도로 일을 많이 시켜라”라고 발언했다. 

이어 고 대표는 “입사 초기에 개인의 장래와 회사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현재의 근무시간은 개인, 회사 경쟁력 측면에서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발언은 다수의 SNS상에서 회자되고 있다.

고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워라밸’을 강조하는 다른 기업들의 문화와 상반된다. 실제 셀트리온과 유한양행, 대웅제약, GC녹십자 등 대부분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유연한 근무 시간과 자유로운 연차 사용으로 유명하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으로 보이는 한 글쓴이가 “제발 사장 좀 바뀌면 좋겠다”며 “업무 하나하나 매일 뭐하는지 보고하게 하는 이상한 시스템”이라고 썼다. 

같은 회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또다른 글쓴이는 “우리 회사는 제도자체로는 워라밸이 보장돼 있지만 일이 많아서 못 누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썼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대표님의 발언은 신입사원 때부터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선임들부터 솔선수범하자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회사 차원에서 좀 더 전문성을 키우자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삼성그룹 내에서 위기의식을 갖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임원들의 주6일 출근과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한편 2012년 취임한 고한승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는 이후 5연임에 성공하며 13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 대표들이 2년, 길게는 4년마다 교체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 대표는 삼성 최장수 CEO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