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대표 "퍼플렉시티와 AI 검색혁명 이룰 것"

2024-09-04     윤서연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CEO가 4일 SKT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서연 기자

美 AI유니콘 ‘퍼플렉시티’와 공동 기자간담회

SKT 퍼플렉시티 1년간 무료 제공...에이닷 유료화는 '아직'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SK텔레콤(이하 SKT)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컴퍼니로 성장을 위한 주요 파트너로 미국의 생성형 AI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를 꼽으며 AI 검색 시장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4일 밝혔다. 

SKT는 이날 퍼플렉시티와 서울 SKT 사옥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협력 계획과 지난 8월 말 전면 개편한 에이닷 서비스의 비전에 대해 소개했다. 

이번 간담회를 위해 한국을 처음 찾은 퍼플렉시티 공동 창업자 겸 CEO인 ‘아라빈드 스리니바스(Aravind Srinivas)’는 직접 퍼플렉시티의 AI 대화형 검색엔진을 소개하며,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SKT와 손잡고 ▲상호 투자 ▲공동 마케팅 ▲에이닷과 글로벌향 ‘AI 에이전트’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지원 등 협력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퍼플렉시티는 2022년 오픈AI 출신의 아라빈드 스리니바스가 창업한 미국 AI 스타트업으로 생성형 AI 기반의 대화형 검색엔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니콘 기업이다. 전 세계 50여개 나라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매달 2억3,000만개 이상의 검색 요청을 처리한다. 

스리니바스 CEO는 “한국 시장은 빠른 통신망과 인프라가 매력적인 나라로 한국 유저들은 ‘에이닷’ 등 AI 서비스 이용에 친숙하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한국 고객들은 AI로 사람처럼 대화하며 검색할 수 있는 혁신적인 검색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영상 SKT CEO는 "글로벌 경쟁이 가장 치열한 AI 시장에서 회사 간의 협력은 필수다"라며 "SKT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검색 AI 기술이 현대인의 시간을 절약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고 퍼플렉시티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AI 검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SKT는 지난 6월 퍼플렉시티에 1,0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퍼플렉시티도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SKT 자회사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이하 GAP Co.)’에 투자할 예정이다. 

GAP Co.는 글로벌 AI 시장을 무대로 글로벌향 ‘AI 에이전트(이하 PAA) 개발 및 사업 추진에 주력하고 있다. SKT와 GAP Co.는 연내 베타 버전을 미국 시장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PAA를 개발하고 있으며, 퍼플렉시티는 PAA의 검색 파트너로 협력한다.

퍼플렉시티는 PAA의 답변 품질 향상을 위해 SKT에 범용 API가 아닌 Private API를 제공해 유저들이 더 많은 검색 정보나 출처를 풍성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SKT는 이 외에도 다양한 검색 서비스 및 LLM 개발사들과 지속 협력할 계획이다.

▲김용훈 SKT AI 서비스 총괄 부사장이 4일 SKT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8월 전면 개편한 에이닷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윤서연 기자

◆ 에이닷, ‘유료화’ 고민 중...퍼플렉시티와 ‘고도화’ 맞손

SKT는 지난 8월 말 에이닷 전면 개편을 통해 퍼플렉시티를 포함한 챗GPT, 클로드, 에이닷엑스 등 멀티 LLM을 운영하고 있다. SKT는 에이닷을 지속 고도화하는 한편 고객들의 이용 패턴과 사용량, 피드백 분석을 기반으로 고객들이 충분한 가치를 느끼는 기능 및 서비스에 대해서는 유료화도 고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용훈 SKT AI 서비스 총괄 부사장은 "(유료화)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계속 고민 중"이라며 "현재 시점에서는 고객들이 어떤 사용 패턴을 보이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기능들을 확대하고 다양화하면서 시장에서 유의미한 상품이라는 확신이 들 때 유료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SKT는 다음달 안으로 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하던 에이닷 서비스를 웹 브라우저 서비스로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의 이용 패턴과 만족도를 조사하며 기능 고도화를 거쳐 향후 서비스 유료화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에이닷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퍼플렉시티와 함께 한국에 최적화된 AI 검색 엔진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국내 인터넷 검색 환경과 문화에 최적화된 검색으로 SKT는 한국어 데이터, 문화 컨텐츠 등을 제공하고 퍼플렉시티는 검색엔진의 파인튜닝 등을 맡아 AI 검색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스리니바스 CEO는 “AI 비서 ‘에이닷’이 한국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며 “한국 유저들은 복잡한 질문을 즐기고 답변 역시 빠른 시간 내 받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제휴가 에이닷의 인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SKT는 자사 고객에게 모바일이나 PC 에서 퍼플렉시티가 제공 중인 유료 서비스인 '퍼플렉시티 프로'를 1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제공한다. 연간 약 29만원 상당으로 이날부터 SKT는 고객들에게 ‘퍼플렉시티 프로’ 이용 안내 MMS를 발송할 예정이다. 고객은 해당 링크를 클릭하면 에이닷 앱을 통해 퍼플렉시티 이벤트 페이지로 들어가 간단한 회원가입만 하면 1년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4일 SKT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김용훈 SKT AI 서비스 총괄 부사장, 정석근 SKT 글로벌AI테크 사업부장, 유영상 SKT 사장,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 황유라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십 리더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윤서연 기자

한편 최근 이동통신 3사(SKT·KT·LG유플러스)는 기존 유무선 사업 수익성이 약해진 상황 속에서 AI 신사업에 지속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SKT는 올 상반기에 R&D 비용으로 1,900억77만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9.85% 증가한 수치이며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2.14%로 이통사 중 가장 높았다.

유영상 CEO는 "올해 미국, 중동, 유럽 등 글로벌 기업들과 AI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는데 이제 AI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는 것을 느꼈다"라며 "AI에 대해 과소 투자보다는 과잉 투자가 낫다는 것이 빅테크들의 생각인 만큼 글로벌 텔코 얼라이언스를 통해 다양한 논의를 거쳐 내년부터는 좋은 결과물들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AI 서비스 유료화 또한 저변이 확대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성급하게 확대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당분간 저변을 확대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거기서 발생되는 비용은 저희가 감수를 할 생각이며 어느 시점에서 비용이나 고객의 가치 관점으로 봤을 때 유료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말씀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