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분쟁 ‘반사 이익’...국내 반도체 IP사 진출 속도
칩스앤미디어 9월 中에 JV 설립...퀄리타스반도체도 적극적
온디바이스 AI 성장 여파...“대응 전략 필요”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국내 반도체 IP 업체들이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반도체 시장으로 최근 자체 AI 반도체 개발 니즈가 커짐에 따라 국내 반도체 IP 기업들에게 기회가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 미중 반도체 전쟁으로 자체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자체 GPU나 신경망 처리 장치(NPU) 개발을 강화하는 추세로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팹리스 업체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 팹리스(설계전문) 업체는 3,450여개로 20년 전 보다 6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국내 반도체 IP 업계의 중국 진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온디바이스 AI’가 각광 받고 있는데 따라 이에 맞는 반도체 제작을 위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반도체 IP블록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칩스앤미디어는 최근 이사회 결정을 통해 중국 NPU 기업과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의결했다. JV 설립 시기는 오는 9월말까지다.
JV 설립 목표는 ▲중국 시장 내 자체 IP 재판매 ▲기존 IP기반 데이터센터용 특화 IP 추가 개발 ▲중국 내 영업 경쟁력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그동안 칩스앤미디어는 AI 시대 도래, 온 디바이스 AI 성장 기회에 맞춰 해외사업을 적극 모색해 왔다. 2011년 중국 상해에 심매 반도체 유한 공사를 설립하고, 최대 시장인 미국에는 2018년 미국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반기 보고서 기준 매출 109억원 가운데 라이선스·로열티에 따른 수출 97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칩스앤미디어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업체와의 JV가 9월말 설립될 예정”이라며 “중국 팹리스 업체들의 증가는 자사의 고객사 증가를 의미하는 만큼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퀄리타스 반도체도 중국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중국의 특정 용도용 직접회로(ASIC) 전문 개발사 MicroBT Electronics Technology Co., Ltd.(이하 MicroBT)와 IP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을 통해 퀄리타스반도체는 MicroBT에 8나노 공정의 MIPI D-PHY IP 라이선스를 제공하며 MicroBT의 ASIC 설계 완성도를 높이게 된다. 이 솔루션은 모바일, AI, IoT, 자율주행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사용되며, 퀄리타스반도체는 28나노 CMOS를 포함한 다양한 핀펫(FinFET) 공정에서 MIPI D-PHY·C-PHY IP를 제공한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지난 4월 중국 반도체분야 전문 유통기업 HongKong HuaSun Rich Point Technology Ltd. (이하 HSRP)와 대리점 계약도 체결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이 늘은 상태로 중국향 매출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도 미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판매조직을 구축, 직접적인 수주 영업활동 외에도 잠재 고객사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도체 팹리스가 다수 소재한 해외 영업활동 강화 목적으로 IP 분야에서 경력이 풍부한 베테랑 현지 영업 에이전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반도체 시장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속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수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국내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도 국내 못지않게 팹리스 업체들과 관련 생태계가 발달돼 있기 때문에 국내 IP사가 경쟁력을 얻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