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33년까지 '120조' 투자…"글로벌 톱 티어 도약"

2024-08-28     선호균 기자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 웨이’를 소개하며 중장기 미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28일 ‘2024 CEO 인베스터 데이’ 열고 중장기·미래 전략 발표 

[SRT(에스알 타임스) 선호균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28일 선언했다. 

이날 현대차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를 발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과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사장, 김흥수 GSO본부장 부사장, 켄 라미레즈 글로벌상용&수소사업본부장 부사장,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전무, 이승조 기획재경본부장 전무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2024~2033년 10년간 총 120조5,000억원을 투자해 현대 웨이 실행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했던 10년간(2023~2032년) 투자액 109조4,000억원 대비 10.1% 늘린 금액이다. 

장재훈 사장은 “현대 웨이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속에서 지속가능한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현대차만의 유연한 대응 체계로 시장엑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모빌리티와 에너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는 완성차 제조를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로의 확장을 추진해 게임 체인저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에너지 사업자의 역할도 강화해 수소 사회를 실현함으로써 에너지 전환 시기에도 글로벌 톱 티어 리더십을 지속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세대 하이브리드와 EREV 도입…전기차 풀라인업 구축 

현대차는 중장기 전략인 현대 웨이를 통해 2030년 제네시스 포함 555만대의 연간 판매량을 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판매 실적 대비 30% 이상 많은 물량으로 글로벌 사업장 생산 시설을 지속 확장해 추가로 100만대 생산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 모델은 2030년 200만대를 판매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6%를 채울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중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 69만대, 유럽에서 46만7,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점차 증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 수요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준중형 및 중형 차급 중심으로 적용했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 대형, 럭셔리 차급까지, 기존 7차종에서 14차종으로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제네시스의 경우 전기차 전용 모델을 제외한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를 대폭 확대할 계획으로 2028년에 지난해 글로벌 판매 계획 대비 40% 증가한 133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대차는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TMED)보다 성능과 연비가 대폭 개선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TMED-Ⅱ)을 2025년 1월부터 양산차량에 적용한다. 생산에 있어서도 현대차는 글로벌 주요 거점 공장을 활용해 하이브리드 차종 투입을 통한 혼류생산체제 도입과 부품 공급망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는 전동화 속도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EREV를 선보인다. EREV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각각 적용한 차량으로 전기차처럼 전력으로 구동하지만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한다. 

현대차는 독자적인 신규 파워시스템 개발을 통해 2개의 모터로 사륜구동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기존 엔진을 최대한 활용하고 원가 비중이 높은 배터리 용량은 30% 축소함으로써 동급 전기차 대비 EREV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EREV는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양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 EREV 중 현대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D급(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종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다. 이 차량은 연간 8만대 이상 판매가 목표다. 경제형 C급(준중형) 플랫폼을 활용한 EREV는 중국에서 연간 3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 참석한 (왼쪽부터)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 이승조 기획재경본부 전무,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사장,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 송창현 AVP본부 사장, 김흥수 GSO 부사장, 켄 라미레즈 글로벌상용&수소사업본부 부사장 등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배터리 역량 강화 내재화…보급형 NCM 배터리 신규 개발 

현대차는 전기차 성능과 안전,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역량 강화를 적극 추진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보급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신규 개발할 예정이다. 또 배터리 에너지 밀도 개선을 지속해 2030년까지 20% 이상 에너지 밀도를 높일 계획이다. 

더불어 현대차는 자사 차량에 최적화된 배터리 CTV(Cell to Vehicle) 구조도 도입한다. 이 구조에서는 부품을 줄이고 배터리 집적도를 개선해 이전 CTP(Cell to Pack) 대비 배터리 시스템의 중량은 10% 감소하고 재료비는 절감되며 냉각 기술 고도화를 통해 열전달 성능은 최대 45% 개선된다. 

올해 12월 현대차 의왕연구소 내 완공 예정인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에서는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기술력 고도화…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현대차는 중장기 전략인 현대 웨이 실행을 위한 상세 전략으로 ‘모빌리티 게임체인저’를 제시하면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SDV) 개발과 다양한 모빌리티 신사업을 중점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과 함께 인공지능(AI) 모델을 학습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현대차는 자율주행 차량의 인지·판단·제어를 일괄 수행하는 ‘End-to-End 딥러닝 모델’을 구현하고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없는 자율주행 레벨4까지 확장 가능한 솔루션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또 현대차는 다양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 업체에 자율주행 차량을 판매하는 파운드리 사업도 추진한다.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 구현에 필수적인 항목들을 플랫폼화해 개발하고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이미 많은 사용자와 개발자가 확보돼 있는 인포테인먼트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를 기반으로 고객 선호에 맞는 여러 비율의 중앙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있다. 이 디스플레이는 2026년 상반기부터 양산 차량에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수소 기술 역량 강화…수소사회 조기 전환 매진 

현대차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기술과 솔루션을 중심으로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HTWO’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2045년까지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탄소 순배출 제로(0)를 달성하는게 목표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초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HTWO’를 공개하고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HTWO Grid 솔루션을 발표한 이후 수소 관련 실증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수소 생산 모델을 실증하는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더욱이 현대차는 미국의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의 공식 친환경 상용트럭 공급사로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30대를 공급한 바 있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글로비스 아메리카와 협력해 조지아주 신공장 HMGMA에 친환경 물류체계인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올해 말까지 도입하고 HMGMA를 중심으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나아가 현대차는 트램, 선박, 경비행기, 발전기, 중장비 등 다양한 분야로 연료전지 시스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