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베네핏 너무 믿었나...네이버 ‘치지직’, 성장 돌파구는
아프리카TV 사용시간 절반도 못 미쳐...평점 1.8점 불과
콘텐츠 다양성·사용자 경험 개선 '관건'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네이버의 인터넷 방송 플랫폼 '치지직'이 정식 출시된 지 4개월을 넘겼다. 하지만 경쟁사 아프리카TV(현 SOOP)와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모양새다. 치지직은 지난해 트위치 코리아의 철수로 대체 플랫폼으로 급부상하면서 높은 기대를 받았으나, 그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치지직은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많은 스트리머와 이용자들을 흡수하며 지난 5월 정식 출시했다. 지난 3월에는 아프리카TV를 제치고 한때 이용자 수를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와이즈앱 리테일 굿즈에 따르면 7월 기준 아프리카TV는 앱 이용자 수 221만명을 기록한 반면, 치지직은 207만명으로 역전당했다. 사용 시간에서도 두 플랫폼 간 격차는 두드러진다. 치지직 사용자들의 지난 한 달간 총 사용 시간은 4.4억분으로, 아프리카TV 9.6억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인당 평균 사용 시간 또한 아프리카TV가 436.5분으로 치지직(215분)을 크게 앞섰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 기간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의 신규 설치는 각각 27만건, 18만건이다.
아프리카TV는 최근 사명을 SOOP으로 변경하고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주력하며 치지직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을 마련 중이다. 특히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찬용 SOOP 대표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트위치 철수 후 트래픽을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이 나눠가진 게 올초까지의 흐름"이라며 "치지직이 월간 순방문자수 기준 의미 있는 숫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아프리카TV가 평균 동시접속 및 활동성에서 훨씬 더 강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치지직의 트래픽을 가져올 수 있는 사업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네이버는 아직 트위치 후광에 안주하는 모습이다. 치지직 출범 전인 지난해 11월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점유율에서 트위치는 52%로 아프리카TV(45%)를 앞서기도 했다.
이용자들은 치지직의 건너뛸 수 없는 중간광고와 광고 제거 상품 '치트키'의 높은 가격(월 1만4,300원)을 지적하고 있다. 치지직은 지난 5월 정식 출시 이후 6월 중순부터 중간 광고를 도입했다. 경쟁사 아프리카TV의 경우 스트리머가 광고를 직접 설정할 수 있고, 광고 제거 상품 '퀵뷰'의 가격이 월 3,900원에 불과하다.
이용자들의 비판에 치지직도 최근 중간 광고를 5초 또는 15초 후에 넘길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당시 네이버는 "창작자와 이용자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며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지직의 콘텐츠 다양성 부족 지적도 나온다. 아프리카TV는 스포츠와 e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강화하며 콘텐츠 폭을 확대하면서 버추얼(가상) 스트리머 지원도 늘리고 있다. 반면, 치지직은 기존 트위치의 트래픽과 대형 스트리머 팬덤에 의존하는 운영 방식을 고수하며 차별성 부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울러 스마트TV 내 시청의 불편함도 제기된다. 아프리카TV는 패스트(FAST) 체제로 스마트TV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패스트는 광고를 보는 대신 구독료를 내지 않고 무료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반면 치지직은 안드로이드 체제에서 비공식 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보안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한편 27일 기준 구글 플레이 내 치지직의 평점은 5점 만점에 1.8이다. 이용자들은 주로 "버퍼링이 너무 심하다" "태블릿PC에서 사용하기에 기능 오류가 많다"며 불만을 내놓고 있다. 아프리카TV의 평점은 3.2다.
이와 관련 네이버 관계자는 "사용시간 추이 등은 단기간으로만 판단할 수 없어 중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문제"라며 "아직 정식 출시한 지 3개월 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스트리머와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존에는 게임 스트리밍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최근에는 연예인과 스트리밍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며 "스마트TV 공식 앱 진출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