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4명이 풀어낸 이해의 본질 ‘바자전 UNDER/STAND’
하퍼스 바자·바자 아트, 국내 두번째 전시 앞두고 미디어데이
이형구, 마뉴엘솔라노, 이정, 허수연 등 작가 4명 신작 공개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글로벌 최초 패션매거진 하퍼스 바자와 바자 아트가 예술 전시 ‘바자전: 언더/스탠드(UNDER/STAND)’ 공식 공개를 하루 앞둔 22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프로세스 이태원에서 프리뷰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바자 아트 손안나 편집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강승민 큐레이터의 설명을 더한 전시 선공개와 함께 현대미술에서 대중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아온 이형구, 이형구, 이정, 허수연 등 전시 참여 아티스트들이 자리했다. 마뉴엘 솔라노 작가는 해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바자전: UNDER/STAND 전시는 지난해 바자 아트의 한국어판 창간 10주년을 기념한 첫 번째 전시 바자전: 홀리-데이(Holi-Day), 세 개의 렌즈를 성공리에 개최한 이래 올해로 이어진 두 번째 전시다.
전시 테마부터 의미심장하다. ‘understand'는 ‘이해하다’는 뜻으로 무언가의 ‘아래’를 의미하는 ‘under’와 ‘서다’의 ‘stand’가 합쳐진 단어다. 이에 ‘무언가의 밑에서 바라보다’ 혹은 ‘깊이 있게 바라보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즉 ‘언더스탠딩(understanding)’의 원래 의미는 논리적 정보에 대한 파악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감정과 내면에 대한 인지에 더 가깝다고도 파악된다.
이에 작가들은 바자전: UNDER/STAND 또한 이러한 자각에서 출발했다고 전하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전하는 ‘이해’는 아티스트 4인방과 그들의 작업을 통한 관객의 감정적, 정신적 교감이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에 대한 각자의 시각에 관한 고찰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전시는 이형구, 마뉴엘솔라노, 이정, 허수연 등 작가 4인방 대표작을 비롯해 ‘understand’를 주제로 한 이들의 신작도 다수 선보인다. 서로 다른 나이와 성별, 국적을 비롯해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을 지닌 작가들이 자신만의 시선으로 해석한 ‘이해’의 본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참여 아티스트별 주요이력을 살펴보면, 먼저 이형구 작가는 200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주목받은 이후 꾸준히 ‘몸’을 주제로 다양한 표현방식을 입힌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형구 작가는 이번 전시 신작에서 대상을 바라보는 우리가 또 다른 거대한 존재가 돼 지구를 바라보는 절대자가 된 것과 같은 상상을 불러일으키며, 다양한 시각과 관점에서의 ‘바라보기’를 통해 나와 너, 그리고 세상에 대한 다차원적인 ‘이해하기’를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아냈다.
마뉴엘 솔라노 작가는 멕시코 출신이다. 남성으로 태어나 현재는 여성으로 살아가는 트랜스젠더이자 시각장애를 가진 시각예술가다.
에이즈 합병증으로 시각장애를 갖게 됐지만, 한 번 본 이미지는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 포토그래픽 메모리 능력을 활용해 장애를 갖기 전 기억 속의 장면과 순간들을 손의 감각으로 캔버스에 담아내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남다른 예술세계를 표현한다.
이정 작가는 네온 설치와 사진을 통해 언어가 갖는 사전적 의미와 그 이면에 실재하는 의미의 차이에 대해 주목하며 텍스트와 단어 사이에 자리한 간극과 진심을 탐구하고 있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학, 영화 대사, 노래 가사 등 익숙하고 상투적인 문구들, 특히 사랑에대한 언어적 표현과 이면의 감정에 대해 표현한 ‘아포리아(Aporia)’ 시리즈는 작가의 작업관과 정체성을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들로 이번 전시의 주제를 관통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회화, 설치, 비디오 작업등을 넘나들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허수연 작가는 개인이 사회와 관계를 맺으며 생기는 ‘불안’이라는 감정에 대해 탐구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허 작가는 전시 신작 역시 불편한 상황이나 진실을 회피해 익명의 대중이 되는 수많은 현대인의 모습과 범람하는 미디어를 통해 가짜가 진실로 전복되는 현대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바자전: UNDER/STAND는 이달 23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프로세스 이태원에서 이어진다. 전시는 무료이고, 네이버 예약과 현장방문을 통해 관람 가능하다. 관람객을 위해 이형구, 허수연 작가와의 아티스트 토크를 비롯해 오디오 도슨트 등 특별 프로그램도 경험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