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원가상승 지속된 건설사, 부채비율 나란히 확대
주요 대형건설사 부채비율 200% 이하 관리…"하반기 업황 개선 기대"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고금리와 자재바·인건비 인상, 주택경기 침체 등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내실경영을 강조하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부채비율 감축에는 고전하는 모습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각사 IR자료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등 최근 2분기 실적을 공개한 대부분의 국내 주요 대형건설사들은 부채비율이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자본 중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보통 200%를 넘기면 재무 건전성을 위한 부채관리가 필요하다.
국내 주요 대형건설사 부채비율은 200% 밑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업황 악화와 고금리가 겹치면서 부채비율이 늘어났다. GS건설은 이 중 유일하게 부채비율을 축소했지만 200% 이상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130.4%로 직전 분기(129%)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120%, 지난해 말 126.8%를 기록한 데 비해 확대됐다.
대우건설도 부채비율이 확대됐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188.3%, 지난해 말 176.8%의 부채비율을 보이며 폭을 축소하는 듯 했으나 올해 191%의 부채비율을 기록하며 14.2%포인트 부채비율이 커졌다.
DL이앤씨는 업계 상위 수준으로 부채비율을 관리하고 있다. 공격적인 수주 보다 수익성을 위주로 선별수주에 나선 결과다. 다만 DL이앤씨도 지난해까지 100% 이하 부채비율을 보였지만 올해는 100% 이상으로 부채 비율이 확대됐다. DL이앤씨는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103.3%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102.3%) 보다 소폭 확대됐다.
GS건설은 주요 대형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부채비율이 줄였다. 하지만 200% 이상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262.5%까지 확대됐다. 올해 들어 1분기 259.7%, 2분기 251.5%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보다 11% 하락했다.
업계는 공사비, 인건비 등 투입 비용이 늘고 고금리로 금융비용도 증가했던 만큼 부채비율이 늘어나는 구조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설공사비지수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0.21을 기록했다. 5년 전인 2019년 97.77이었던 이후 ▲2020년 99.25 ▲2021년 110.11 ▲2022년 124.6 ▲2023년 127.34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공사에 투입되는 직접공사비를 대상으로 특정시점(2015년)의 물가를 100으로 두고 재료, 노무, 장비 등 세부 투입자원에 대한 물가변동을 추정하는 수치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높다는 것은 다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해 부정적으로만 보기 힘들지만 최근 건설사 부채비율이 확대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주택경기의 침체와 고금리"라며 "같은 규모의 차입금에 들었던 이자가 수 배로 늘어난 상황에 주택경기 침체로 수익은 낮아지면서 부채비율이 올라가는 구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는 건설사의 경영사정이 나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고 주택시장 거래 증가와 청약시장 열기가 관측되는 점은 건설사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게 그 이유다.
또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단기간 내 부채비율 축소 또는 건설공사 원가 절감을 이끌기는 쉽지 않겠으나 금리인상이 멈췄고 분양시장이 되살아나는 등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상반기 보다는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