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리밸런싱, 한명진 SK스퀘어 신임 대표 과제는
다음 달 선임 예정…글로벌 투자∙사업개발 전문
반도체 투자전문사 만드는 중책…포트폴리오 전환 속도 낼 듯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SK그룹이 고강도 리밸런싱(사업 재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가운데 SK스퀘어의 새 대표로 임명된 한명진 투자지원센터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달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해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는 이달 1일자로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위원회를 설립하고 위원장에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임명하는 등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가운데 SK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SK하이닉스를 품고 있는 SK스퀘어 대표로 한명진 투자지원센터장이 임명돼 주목받고 있다. 한 센터장은 내달 14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을 앞두고 있다.
1998년 SK텔레콤에 입사한 한 센터장은 SK텔레콤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 이동통신(MNO) 사업지원그룹장, 글로벌 얼라이언스실장, 글로벌 사업개발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20여년간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올해 들어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으로서 포트폴리오 밸류업, 주주환원 등 SK스퀘어의 주요 경영활동을 주도해 왔다. 한 센터장은 대표이사 취임 후 SK스퀘어를 반도체 투자 전문회사로 거듭나게 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SK스퀘어는 반도체 분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을 추진하기 위해 2021년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된 기업으로 SK하이닉스, 원스토어, 11번가, 웨이브, 티맵모빌리티, ADT캡스 등 다양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렇다 보니 SK스퀘어는 자회사들의 실적에 따라 영업이익이 좌우되는 편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실적 부진을 겪음에 따라 SK스퀘어도 2조3,39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SK스퀘어의 매출은 2조2,7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9.4% 줄었으며 순손실은 1조3,148억원에 달했다.
다만 지난해 말 SK하이닉스가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실적 반등을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 SK스퀘어의 실적 개선세도 가시적이다. 또한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를 통해 반도체 투자 전문회사로 탈바꿈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사업 개편 후 실적에도 유의미한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SK스퀘어는 지난해 SK쉴더스, SK플래닛 지분을 잇달아 정리하면서 사업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투자 전문회사로 정체성을 탈바꿈하기 위해 수익성이 나지 않거나 관련 없는 사업들을 정리하는 식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서는 모양새다.
현재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가 보유하고 있던 공항버스 회사 지분을 사모펀드 운용사 제이에스프라이빗에쿼티(JS PE)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도 재무적투자자(FI) 주도로 11번가 경영권 매각도 진행 중이다. 기업공개(IPO) 무산 후 최대 주주 SK스퀘어는 FI 지분 18.18%에 대한 콜옵션을 포기했고, 이에 FI는 전체 지분 통매각 권리를 획득했다. 삼정KPMG가 매각 주관사로, 원매자 접촉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SK스퀘어 관계자는 “(한명진 내정자는) 젊고 빠른 새 리더십으로 ICT 포트폴리오 수익성 강화에 주력하고, 반도체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동시에 주주가치를 높여 나갈 것”이라며 “올해 20여개에 이르는 포트폴리오 회사의 수익성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증대시키는 한편 자산 유동화를 통해 반도체 투자 자금을 쌓아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티맵의 경우 매각 계획은 없고 데이터 중심 비즈니스로 전환하면서 적자가 나거나 관련 없는 비즈니스를 정리해 수익성 개선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한편, SK그룹은 리밸런싱 가속화로 계열사 통합 및 지분 매각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통과됐으며 합병 승인을 위한 후속 절차를 남겨둔 상태다. SK에코플랜트도 그룹 내 반도체 모듈 기업인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회사인 'SK머리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반도체 인프라 시너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