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분리 규제 완화 ‘가시화’…한싹, 연계 솔루션 ‘주목’
생성형 AI 급증에 규제 완화…보안 솔루션 수요 커질 듯
공공·금융기관 클라우드 보안 강자...‘락인’ 효과 기대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금융업계 내 망 분리 규제 완화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망 연계 전문기업 ‘한싹’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싹은 공공·금융기관 클라우드 보안사업 강자로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망 분리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결정하고 이르면 이달 말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금융권은 전자금융감독규정 15조에 따라 외부 AI 서비스를 쓸 수 없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내부망 PC가 아닌 외부망 PC를 사용해야 한다. 최근 챗 GPT 같은 생성형 AI가 산업 전반에 적용되면서 금융업계 내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고 이에 금융위에서도 조치에 나선 것이다. 생성형 AI는 외부 인터넷 연결을 통해 오픈소스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완화된 규제안에 따라 내부망 PC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이 가능해지고 프로그램 개발 업무에 인터넷망 활용도 허용될 방침이다. 금융위는 물리적 망 분리 필요 영역을 금융회사 스스로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망 연계 솔루션 업체 ‘한싹’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1992년 설립된 한싹은 망 간자료전송 솔루션 '시큐어게이트(SecureGate)'를 개발해 현재 1,100개 이상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시큐어게이트는 분리된 망끼리 서로 안전하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도록 한 솔루션으로, 높은 보안성이 요구되는 공공·금융기관에서 이용되고 있다.
통상 공공·금융기관들은 망 분리 규제로 인해 외부망과 내부망을 따로 쓰고 있어 2대의 PC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업무상 인터넷 사용이 필수이다 보니 PC 간 자료 전송 시 보안 조치가 필요한데, 이러한 솔루션을 한싹이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망 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한싹의 망 연계 솔루션이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내부망과 외부망의 접근이 상시 허용되는 만큼 보안의 필요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한싹의 클라우드 보안 사업도 선방하고 있다. 한싹은 2019년부터 시큐어게이트를 클라우드용 제품으로 개발하며 선제적 대응에 나섰는데, 최근 들어 금융업계 내 클라우드 적용 사례가 늘면서 해당 사업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늘었다.
지난해에는 프라이빗테크놀로지와 협약을 맺고 ‘클라우드 망 분리 환경의 제로 트러스트 보안 모델 구현’에 나서며 망 분리 보안 강화에 나섰다. 해당 보안 모델은 클라우드 망 분리 환경에서 망 연계 솔루션을 통해 망 간 자료 전송 시 제로 트러스트 기반의 ‘선인증 후접속’ 메커니즘을 적용, 인증된 사용자와 기기, 소프트웨어만 연결을 허용해 보안 요소를 강화하는 시스템이다.
한싹은 앞으로도 AI와 클라우드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이와 관련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지난 4일 한싹이 공개한 'ACE 전략'에 따르면 한싹은 최근 AI와 클라우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미 4년 전부터 AI와 클라우드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AI 연구센터의 경우 최근 AI 융합연구센터로 확장돼 별도의 사무실이 마련됐으며 10~20명의 연구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한싹은 연간 매출액의 16%를 AI와 클라우드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으며 AI 융합연구센터를 중심으로 AI 보안, 행정, 안전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융합형 AI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AI 기반의 메일보안 서비스 및 재난 예측 솔루션, 홈네트워크 보안 등 신규 솔루션과 융합제품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방침이다.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기존 솔루션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하고 모든 클라우드 환경에서 지원되도록 고도화하고 있다. 구독형 보안서비스(SECaaS) 형태의 신제품으로 해외 진출에도 나설 예정이다.
실적도 상승세다. 매출액은 지난 5년간(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19.2%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는 연결기준 매출액 250억원, 영업이익 26억원, 당기순이익 32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비 매출액은 14.5%, 영업이익은 41.9%, 당기순이익은 46.5% 증가한 수치다.
이수경 KB증권 연구원은 “한싹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망연계 솔루션 분야 내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활발한 영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사 입장에서도 익숙하게 사용해 오던 제품에 신규 기능이 추가되는 등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어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싹 관계자는 "망 분리 개정안에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은 이미 준비돼 있다"며 "현재 망보안정책 개선 방안으로 언급되는 다층보안체계 내에 들어갈 수 있는 솔루션들을 준비해놓았으며 개발도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자사는 고객사의 70%가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솔루션 사업 영역을 보안에만 국한하지 않고 통신 과정 속 이동 데이터를 고도화해 주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행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솔루션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