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임원 보상 체계 바꾼 까닭은
임원 성과급 비중 20%→50%로 늘리고 직위 중심 평가로 바꿔
정용진 회장 '신상필벌' 강조…정 회장 주재 전략회의 연장선상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올해 상반기 통합 이마트부터 SSG닷컴(쓱닷컴)·G마켓(지마켓) 조직개편, 구조조정 등 숨가쁜 행보를 보여 온 신세계그룹이 이번엔 임원 보상 체계를 개편했다. 그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신상필벌(信賞必罰)을 강조하며 강한 어조와 태도를 유지해 온 만큼 이의 연장선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임원 급여에서 성과급(인센티브)이 차지하는 비중을 기존 20%에서 50%까지 올리는 것을 골자로 임원급 보상 체계를 조정했다.
이는 국내 주요 대기업 임원 급여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50~60% 수준인 데 비해, 신세계그룹만 20%였던 것으로 파악된 자체 조사에 기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해당 체계는 기존 인센티브 비중 보다 늘려나가겠다는 게 핵심으로, 직급이나 업무에 따라 비중은 달라질 수 있다.
임원의 핵심성과지표(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도 직위 중심으로 달라진다. 앞서 신세계그룹의 임원 평가 방식은 사장, 상무, 전무 등 직위가 아닌 본부장처럼 직책을 우선시 해 왔다. 이같은 구조에서 그룹 계열사 대표를 한 번 역임한 임원이 타 계열사나 컨트롤타워 등으로 보직을 옮겼을 시 업무에 임하기가 수월치 않았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정용진 회장(당시 부회장)은 그룹 내 전략 컨트롤타원인 경영전략실 회의를 주재하며, 신세계그룹 전체의 현행 인사제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개선할 것을 주문한 있다.
이날 정 회장은 “모든 인사와 보상은 철저하게 성과에 기반하고, 성과에 대한 평가 지표도 구성원 모두가 수긍해야 한다”며 “예측가능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명확한 KPI를 수립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경영전략실은 객관적이면서도 예측가능한 KPI 마련과 이에 따른 성과와 보상 역시 예측가능할 수 있도록 그룹 전반의 인사 시스템 정교화에 주력해 왔다. 이후 올해 3월 정용진 회장 취임 후 인사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지속적인 논의를 펼쳐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수립된 새 보상 체계는 지난달 새로 임명된 쓱닷컴과 지마켓 등 이커머스 임원부터 적용된다.
일각에서는 고군분투하는 이커머스 부문부터 체계 변화의 출발점으로 삼는 부분에 대해, 임원들 급여에서 성과급 비중을 키워 성과주의를 안착시키면서 그룹과 임직원의 내부적인 결속력을 강화하고 WIN-WIN(윈-윈)을 도모하는 전략으로 해석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인사제도 혁신은 지난해 정용진 회장이 경영전략실 회의에서 인사제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개선할 것을 주문했던 것의 연장선상”이라며 “성과가 있으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하는 것이 마땅하고 그 비중이 작았으니 높여나가야 한다는 것이 이번 개편안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