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확보 총력 우리투자증권…”아직 갈길 멀어“
증권업계, 고급 인력 유출 우려에 내부 경계령
우리금융 편입 포스증권, 시너지 물음표…자본확충도 갈길 멀어
[SRT(에스알 타임스) 유수환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포스증권과 합병을 승인하면서 10년만에 증권업계에 재진출했다. 과거 알짜 자회사(구 우리투자증권)를 경쟁사인 농협금융지주에 매각했다는 비판이 큰 만큼 인력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경쟁 증권사 IT 종사자를 비롯해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언론홍보 인재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포스증권 인수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반신반의한다. 포스증권은 과거 펀드슈퍼마켓 앱을 기반으로 하는 증권사로 취약한 리테일 극복, 추가적인 라이센스 확보, 자기자본 확충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우리투자증권이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증권업계는 내부적인 단속에 들어가는 등 인재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이 포스증권을 인수한 이후 IT와 영업 인력(IB 및 WM)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존 증권사 인재들에게 적극적인 영입 의사를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리투자증권은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과 합병 이후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을 갖추면서 구색은 맞췄으나 인력이 부족하다“며 ”현재 증권사 IT 담당자 및 홍보인사들에게 채용 문의를 하고 있고, 현재 증권업계는 내부적인 경계령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직이 자유로운 증권업계 분위기를 볼 때 기존 보다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하면 충분히 회사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10년 안에 초대형 IB를 목표로 하고 있다. 초대형 IB가 되려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갖춰야 한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의 자본총계는 약 1조1,500억원으로 앞으로 3조원의 자본을 추가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의 최근 행보를 경계하면서도 단기간 내 대형IB로 성장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한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신한투자증권도 자기자본 3조원을 추가 수혈하는데 10년이 걸렸다.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자기자본은 5조3,965억원으로 2014년(2조3,300억원) 대비 약 3조원 늘어났다. 현재 증권 라이센스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포스증권이 경쟁사 보다 빠르게 성장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포스증권이 보유한 라이센스는 온라인 펀드 판매사로 투자매매업과 투자중개업, 신탁업(IRP) 정도에 불과해 당장 빠른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리테일 부문도 타 증권사 대비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포스증권은 일반적인 증권사가 제공하는 개인 주식거래 서비스 지원을 위해서는 추가 라이센스 확보가 필요하다.
추가적인 M&A도 쉽지 않다. 그동안 우리금융그룹의 증권사 인수 후보에 유안타증권, SK증권, LS증권(옛 이베스트투자증권), 교보증권 등이 거론됐지만 성사된 곳은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이 M&A를 위해 일부 증권사와 접촉한 적은 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예상 보다 적은 인수금액을 제시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금융그룹은 보험사도 인수해야 한다. 우리금융그룹은 금융지주사 구조를 갖췄으나 경쟁 금융지주사 대비 사업 포트폴리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재 시장에 매물로 거론된 인수 후보자들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이 있다.
이에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포스증권은 세간의 평가와 달리 온라인 펀드 판매 전문 플랫폼으로 리테일 기반을 갖추었다. 키움증권도 지점이 없는 온라인 증권사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증권은 타 증권사와 달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같은 잠재적 위험부담이 없기에 이번 인수는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IB부문은 우리종금이 합병했기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