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대출 잔액 ‘12조’ 감소…“건전성 관리 총력”

2024-06-21     전근홍 기자
ⓒ연합뉴스TV화면 캡처

SBI저축은행, 1분기 적자전환…OK저축은행, 순익 '227억' 감소

고금리 지속, 연체율 상승에 충당금 적립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저축은행들의 대출 잔액이 12조원 가까이 줄었다. 연체율 상승에 따른 건전성 관리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5대 저축은행을 놓고 보더라도 부실채권이 늘면서 쌓은 충당금 여파로 순이익이 대폭 쪼그라들었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손실흡수 능력 강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 영향이 저축은행의 실적을 갈랐다는 것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저축은행의 대출 잔액은 101조3,7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113조1,739억원)보다 10.4%(11조7,962억원) 줄어든 액수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110조원대를 유지하던 대출 규모는 작년 7월 들어서 109조3,971억원을 기록해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흐름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보수적으로 대출을 취급한 영향이다. 기존 대출의 연체율을 관리하기 위해 신규대출 취급을 축소한 탓이다. 실제 전체 저축은행들의 연체율을 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8.80%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6.55%)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2.25%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연체율이 8%대를 넘어선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다.

심각한 것은 예·적금 잔액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예·적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시중은행과의 경쟁으로 금리를 높여 고객을 유치할 경우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 현실성을 감안하면, 신규 대출을 줄일 경우 금리를 높여 예·적금을 유치할 유인이 적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예·적금 잔액의 감소세도 가파르다.

저축은행의 지난 3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6%(12조2,982억원) 줄어든 103조7,449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과의 예·적금 금리 차이가 없어 자금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같은 시기 시중은행 수신 잔액은 2,36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217조3,000억원) 대비 145조2,000억원 급증했다.

◆ 5대 저축은행 실적 악화, 결국 ‘충당금’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PF 시장 부실 우려에 따라 업권 전체가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저축은행의 실적악화는 두드러진다. 이러한 흐름에 건전성 관리에 방점을 찍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 5대 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3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428억원)보다 103억원 줄어들었다. 저축은행별로는 SBI저축은행이 적자로 돌아섰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1분기 37억원 순이익에서 올해 1분기 64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OK저축은행의 순이익은 376억원에서 149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역시 137억원에서 68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81억원에서 올해 131억원으로 증가했다. 애큐온저축은행도 203억원 순손실에서 41억원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연체율이 증가하는 등 부실채권에 대비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이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이다. SBI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충당금으로 6,475억원을 쌓았다. 이는 전년(6,024억원) 대비 7.4% 증가한 규모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같은 기간 51% 증가한 3,28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를 통해 대손비용 자체를 줄이는 것이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저축은행권이 판단하고 있다”며 “금리 자체가 인하되는 시점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대출을 취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