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순발행액 올해 최대…카드·캐피탈사 자금조달 ‘총력’

2024-06-11     전근홍 기자
ⓒ픽사베이

6월까지 만기 도래 여전채 '5조원' 돌파

건전성 악화…자금조달 다각화 필요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카드사와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가 발행한 여전채 규모가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신전문금융사(이하 여전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통상 필요 자금의 70%를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다. 여전채 발행 규모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여전사들이 확보한 자금이 늘었다는 의미다. 발행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리스크 관리에 필요한 자금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달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여전채가 5조원을 돌파하면서 자금조달 경로에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자산건전성이 악화할 경우 이자비용이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달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등 기타금융채 순발행액은 2조7,696억원으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4월 한 달간 순발행액이 613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5배 가량 급증한 규모다.

1월부터 4월까지 발행된 기타금융채는 1조3,042억원에 불과했다. 월별로는 ▲1월 7,235억원 ▲2월 298억원 ▲3월 4,896억원 ▲4월 613억원 등 크게 위축됐었다. 하지만 지난달 들어서 4개월간의 총금액을 넘어선 것이다.

문제는 이자다. 금리 인하기에 쉽게 끌어다 쓴 돈이 갚을 시점에 이자가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만기 도래하는 2021년 이전 발행한 여전채 평균 금리는 1.88%다. 현 시점의 여전채 1년물의 평균금리(3.8%)보다 2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올해 6월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여전채는 5조6,450억원에 달한다. 이 중 금리 인상이 시작된 2021년 이전 발행된 여전채 규모는 3조7,800억원으로 전체 만기 채권 규모의 67%를 차지한다.

이러한 이유로 업황이 좋지 않은 카드사들은 자금조달 채널의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을 비롯해 자산유동화증권(ABS),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돼 건전성 관리에 유리하다.

KB국민카드는 공모 방식을 통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발행 예정 금액은 1,500억원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5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올해 3월 취약차주를 위해 6억 달러 규모의 해외 ABS를 발행했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해 6월 3,200억원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한 한 바 있다. 현대카드도 지난달 3,5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고 하나카드는 지난 1분기 1,7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내놨다. 우리카드도 지난해(1조1,771억원)에 이어 올해 비슷한 수준의 사회적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드사의 경우) 부실비율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카드대금을 납부하지 못하고 연체하는 자체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다”며 “자금조달 비용 자체를 놓고 볼 때 (여전채에 의존할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결론적으로 보면 자금조달 경로를 다각화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인 전략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