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생보사, 1분기 순익 '29%' 감소…“IBNR 여파”
삼성·한화·교보·신한라이프 등 1분기 별도 순익 1.2조
IBNR 조정분 반영, 비용 처리 영향 등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순이익이 29% 이상 감소했다. 생명보험사들은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제도 변경으로 이를 일회성 비용으로 인식했던 탓이다. 더욱이 시장금리 상승 여파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손실도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반면 손해보험사는 IBNR을 작년 4분기에 선반영했고, 장기보험 중심의 영업전략으로 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IBNR은 고객이 보험사고 발생 뒤 청구하지 않은 보험금을 말한다. 보험사는 이를 통계로 추산해 보험부채(준비금)로 적립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4곳(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의 별도 기준 1분기 순이익은 1조2,92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2%(,5349억원) 감소했다.
신한라이프만 같은 기간 순이익이 1,388억원에서 1,542억원으로 늘었고, 나머지는 모두 감소했다.
삼성생명 1분기 순이익은 6,513억원으로 전년 동기(7,948억원)보다 18.1%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4,709억원→1,755억원)과 교보생명(4,274억원→3,110억원)도 순이익이 줄었다.
주요 손해보험사 실적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손해보험사 5곳(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별도 기준 1분기 순이익은 2조5,338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7%(4,511억원) 증가했다. 삼성화재가 6,839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보다 18.0%(1,047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DB손해보험(5,274억원→5,834억원), 현대해상(3,153억원→4,773억원), 메리츠화재(3,965억원→4,909억원), KB손해보험(2,643억원→2,983억원)도 순이익이 늘었다.
이같은 실적 흐름의 차이는 IBNR 반영 때문이다. IBNR은 보험계약자가 청구하지 않은 보험사고 발생액을 말한다. 보험사는 통계적으로 지급보험금을 추산해 이를 준비금(부채)으로 적립한다.
통계 추산 과정에서는 보험사고 일자를 원인사고일(보험사고가 발생한 시점)로 적용한다.
기존 회계기준 상으로 통상 생명보험사가 지급사유일(보험금을 청구한 시점)을, 손해보험사가 원인사고일을 주로 적용했다. 생명보험사는 보험 기간이 긴 정액보험이 중심이고 손해보험사는 실손과 한도 보장 구조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선 보험사고 일자를 원인사고일로 통일했기에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금액 단위가 큰 정액형 상품이 주를 이루는 생명보험사 입장에선 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진 상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는 IBNR을 이번 분기에 일회성 비용으로 인식해 순이익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며 “금리 상승 여파로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생명보험사의 경우) 유가증권 평가손실이 발생한 점도 한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