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1대 국회를 보내며, 22대 국회에 바라는 것

2024-05-27     최나리 기자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제22대 국회의 개원이 이제 3일밖에 안 남았다. 새 국회는 이달 30일 개시해 2028년 5월 29일까지 4년간의 대장정에 나선다.

응당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며 격려와 응원을 보내야겠지만, 이보다 걱정이 앞서는 건 왜일까. 21대가 남겨둔 산적한 과제들과 또다시 여소야대 정국이 이어지면서, 합의와 소통보다는 힘겨루기 모양새가 반복될 것이라 우려 때문일 터다.

돌아보면 21대 국회는 그야말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2020년 5월, 전 세계가 고통받은 코로나19 팬데믹 한가운데서 그 시련을 오롯이 맞닥뜨리며 내디딘 첫발부터 수월치 않았다. 2022년에는 새로 선출된 대통령의 당적이 바뀌면서 여소야대 정국을 맞이했고, 이때부터 불통 국회가 이어졌다. 

상정되는 안건마다. 거대 야당의 입김이 작용했다. 툭하면 거부권을 던지는 대통령도 문제였지만, 제대로 된 논의를 해보기도 전에 몰표로 법안을 그냥 넘기거나 계류되는 등 힘의 논리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국회 줄다리기 모습은 국민에게 불신과 불편함만 몰고 왔다.

21대 국회 종료 시점이 머지않은 지금은 또 어떤가. 해병대 채 상병 특검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 특검, 연금개혁안, 간호법 등 여러 이슈의 여지를 남겨놨다. 누누이 언급해 온 고물가, 저출산, 부동산 등 국민에게 정작 필요한 대책들은 겉 보이기식만 급급했다. 21대 국회는 남은 사안에 대해 강행해서라도 국민을 위한 유종의 미를 남기겠다는 입장이지만, 자신들의 성과 세우기를 위한 졸속의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이달 임기를 마치는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 21일, 제22대 국회 초선의원들과 마주한 자리에서 의미심장한 조언을 건넸다. 이번 22대 초선은 132명으로, 151명을 기록해 절반 비율을 넘었던 21대에 비해 소폭 줄긴 했지만, 전체 당선의원 비율의 43.6%에 달하는 만큼 국회의 남다른 분위기를 가져올 기대주들이다.

김진표 의장은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16개 주요 기관 중 압도적으로 낮은 최하위(24.7%)를 기록했다”며 “이러한 국민 불신은 팬덤정치와 극한대립에 기인하고 특히, 위성정당 탄생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김 의장은 또 “여당은 대통령에게 아무도 No(노)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고, 야당 역시 당대표 주장이나 당론을 거스르는 사람이 없다”며 야당의 존재감 미미와 야당의 당내 민주주의 부재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여러분은 20만명이 뽑아준 대표이고, 상대방 역시 악마화하거나 적대시해야 하는 대상이 아닌 20만명이 뽑은 국정운영의 파트너”라며 “국민의 대표로 서로 타협해 대의민주주의를 치유하는 22대 국회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정치 대선배의 따끔한 쓴소리를 받은 초선의원들은 과연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현재로서는 한껏 부푼 기분으로 국민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지난날 선배들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으며, 협치와 신뢰의 정치를 만들겠다는 책임감과 국민을 대표한다는 자부심 등 복합적인 마음일 것이다. 비단 초선의원뿐이 아니다. 재선의원도 과거와는 달라진,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다잡을 것이라고 본다.

초선이든 재선이든 22대 국회는 부디 지금의 첫 다짐을 잊지 말기 바란다. 쓴소리가 약이 되듯이 지금껏 21대가 겪은 몸살이 22대에는 국민을 위한 국회로 성과의 꽃을 피울 수 있기를 바란다. 4년 후 그대들의 임기가 마무리될 때 좋은 추억을 반추할 수 있는 진정한 유종의 미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최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