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곳간지기' 성적표 명암...살림 누가 잘했나

2024-05-23     방석현 기자
▲(왼쪽부터)서울 중구 SK텔레콤 사옥·서울 광화문 KT이스트 사옥·LG유플러스 용산 사옥. ⓒ각사

금융 손익, LG유플러스 ‘울고’ KT ‘웃고’...SK텔레콤은 비슷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곳간지기'인 최고 재무 책임자(CFO) 역할이 커지고 있다. 통신산업의 수익적 한계를 넘어 현금 창출 수단으로 이자수익을 내는데 힘을 쏟고 있어서다. 다만 수익 성과에 따라 명운이 갈리는 경우가 있어 새로 선임된 CFO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2023년 사업보고서 기준 금융비용 2,872억원으로 574억원의 이자수익을 냈다. 직전년인 2022년은 금융비용 2,229억원으로 이자수익을 512억원을 올렸다. 이에 따른 금융 손익은 각각 -2,298억원, -1,717억원이다. 이자수익은 은행이나 증권 등에 예치한 금융상품 수익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재무제표에서는 영업 외 수익으로 분류된다. 

LG유플러스의 2023년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감소한 9,98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영업이익은 1조813억원이다. 영업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감안했을 때 2023년과 2022년의 금융손익 비율은 각각 –23%, -15.8%로 2022년 성적이 더 좋다.

LG유플러스는 2022년 11월 CFO를 여명희 전무로 선임했다. 여 전무는 전임 이혁주 부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회사 내 첫 여성 CFO다. 그는 2010년부터 2011년까지 LG유플러스 회계담당을 역임했고 이듬해부터 2020년까지는 경영기획담당 상무를 역임했다. 여 전무는 현재 최고 위기 관리자(CRO)도 겸임하고 있다. 

현 김영섭 KT 대표가 LG유플러스 CFO를 거쳐 LG CNS 대표로 승진한 전례를 감안하면 여 전무의 영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KT는 2023년 금융비용 5,686억원으로 2,796억원 이자수익을 냈으며, 직전년에는 비용 7,499억원으로 2,719억원의 이자수익을 냈다. 이에 따른 금융 손익은 각각 -2,890억원, -4,780억원이다. 2023년과 2022년 영업이익은 1조6,498억원, 1조6,900억원을 기록, 금융손익 비율은 2023년, 2022년이 각각 -27.1%, -44.7%다. 2023년 성적이 더 좋다.

KT는 최근 CFO 인사이동이 있었다. KT에 따르면 올해초 인사에서 장민 전 KT비서실장이 케이뱅크에서 CFO로 복귀했다. 역대 KT CFO들도 임기를 마치고 계열사 사장급 인사로 이동·승진하는 전례가 있다. 윤경근 전 CFO는 임기 이후 KT is 대표에 올랐으며, 김영진 전 CFO도 최근 인사에서 KT에스테이트 경영기획총괄(부사장)로 이동했다.

SK텔레콤의 경우 2023년 금융비용 5,274억원으로 2,484억원의 이자수익을 냈으며 직전년에는 금융비용과 이자수익이 4,563억원, 1,798억원으로 나온다. 이에 따른 금융 손익은 각각 -2,790억원, -2,765억원이다. SK텔레콤은 2023년과 2022년 영업이익 1조7,532억원, 1조6,12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금융손익 비율은 2023년, 2022년이 각각 -25.9%, -26%로 비슷하다.

SK텔레콤도 김양섭 CFO가 지난 2월 유영상 이어 두 번째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SK텔레콤도 윤풍영 전 CFO가 SK C&C 대표를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FO는 회사 전반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중용돼 대표로 승진하는 사례가 더러 있다”며 “CFO 업무를 맡으며 능력을 검증받을 경우 고위직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있어 그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