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 가까운 국산 신약 절반 넘게 '철수'
SK케미칼 ‘선플라주’ 동아에스티 ‘시벡스트로’ 등 허가 취소
"제약사 언맷니즈 집중 연구 따른 정부 혁신형 기업 지원 필요"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다수의 국산 신약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이후 허가가 자진취하 되거나 기업의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 개발에는 많은 돈과 시간이 드는 만큼 제도 개선 등을 통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계열 SK케미칼은 1호 국산 신약으로 꼽히는 항암제 ‘선플라주’(1999년)를 비롯해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2007년) 개발에 성공했다. SK그룹의 또다른 계열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도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2022년) 개발에 성공하며 제네릭(복제약) 위주라는 국내 제약산업의 자존심을 지켜가고 있다.
동아제약·동아에스티의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도 동아제약이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2005년)를 비롯해 동아에스티가 항생제 ‘시벡스트로정’·‘시벡스트로주’, 당뇨치료제 ‘슈가논’(2015년) 등 4개의 국산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유한양행, JW중외제약, 동화약품도 각각 2개의 신약을 개발했다. 현재 국산신약은 지난 4월말 기준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를 포함한 37개다.
다만 신약개발에 있어 다수의 시간과 돈이 투자되고 있음에도 기업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호 국산 신약' 선플라주는 SK케미칼이 1990년 개발을 시작해 1999년 7월 허가를 받았다. 암 치료제 ‘플루오로우라실’과 병용해 진행성, 전이성 또는 수술 후 재발성 위암 치료에 사용돼 왔다. 하지만 허가 10년만인 2009년 생산이 중단된 뒤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후 식약처는 2023년 1월 선플라주 허가를 취소했다.
동아에스티의 항생제 시벡스트로정과 시벡스트로주도 낮은 약가와 시장성으로 인해 회사가 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동아제약의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 역시 연매출 60억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부광약품의 B형 간염 치료제 레보비르(10mg) 등도 식약처 허가 이후 개발사가 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낮은 약가로 국내 선등재를 포기하고 해외 선발매를 추진하거나 제품화 전 기술 수출하는 의약품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의 신약 등재 동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만큼 적정한 약가 책정, 수익 창출, 신약 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신약을 개발해 시장에 출시하더라도 기존 입지가 두터운 외산 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국산 신약이 빛을 발하지 못한 경우가 더러 있다”며 “이의 대안으로 제약사 차원에서 언맷니즈(미충족 의학수요) 영역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한편 정부도 혁신형 기업들을 선별해 지원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