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넷마블, 부진한 실적 타개 '엇갈린 행보'

2024-05-02     방석현 기자
▲경기도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왼쪽)·서울 구로구 넷마블 사옥. ⓒ각사

엔씨소프트, 권고사직 진행…전체 인력 5% 줄이기로

넷마블, 신작으로 ‘정면돌파’…실적 성장 넥슨 '여유만만'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국내 대표 게임사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가운데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권고사직을 진행하며 인건비 부담을 줄여나가는 반면 넷마블은 권고사직 없이 신작을 통해 정면돌파할 계획이다. 반면, 넥슨은 실적이 성장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양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비개발·지원조직 대상 일부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전체 인력 5,023명 가운데 5% 이상을 감축할 예정으로 퇴직금과 함께 3~6개월치 급여를 지급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의 실적 부진은 대표작 '리니지' 시리즈의 인기가 약해진 데다 지난해 내놓은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의 부진이 겹쳤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의 2023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75% 줄어든 1조7,798억원, 1,373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악화에도 임원들의 연봉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2023년 연봉이 급여 25억5,900만원 외에 상여 46억6,500만원을 포함한 72억4,600만원으로 게임업계에서 가장 높다. 이성구 부사장이 연봉 37억8,800만원으로 2위이며, 김택헌 수석부사장(32억300만원), 최홍영 상무(24억8,500만원), 박선우 상무(19억9,1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부사장을 비롯, 김 수석부사장, 최 상무 등이 받은 상여 20억원은 급여보다 높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부진한 실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권고사직을 진행 중인 것은 맞다”라며 “다만 전체 인원의 5%라는 비율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부진한 실적에도 임원들의 상여가 많은 것은 호실적을 낸 2022년을 기준으로 산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도 2023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줄은 2조5,014억원을 기록했으며,  696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부진한 실적에도 별도의 구조조정은 없다는 방침이며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넷마블 관계자는 “지난주 출시된 아스달 연대기를 비롯, 올 상반기 나 혼자만 레벨업, 레이븐2 등의 대작 출시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실적 부진 타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나혼자만 레벨업의 경우 1,200만명의 사전등록을 달성해 시장의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게임 산업 종사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늘은 8만4,347명으로 집계된다. 게임 제작 및 배급업체 가운데 모바일 게임 종사자가 3만11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PC게임(1만5,024명), 콘솔 게임(2,075명), 아케이드 게임(1,301명)의 순이었다. 게임 유통업에 속하는 PC방 운영업자는 3만4,715명이며, 전자 게임장 운영업자는 1,118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기간이 짧고 캐주얼한 모바일 게임 위주의 게임사들은 게임의 성패 여부에 따라 프로젝트를 맡는 팀 단위 조직의 결합이나 해체가 빈번하며 동종 업계로의 이직도 잦은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