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크래프톤, 메타버스 사업 '엇갈린 행보'

2024-02-07     방석현 기자
▲서울 구로구 넷마블 사옥. ⓒ넷마블

넷마블에프엔씨, 회사 설립 2년만에 청산...크래프톤 "성공 자신"

국회선 메타버스 산업 진흥법 제정안 통과...지원 본격화 전망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메타버스가 게임업계의 '계륵'으로 전락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확장으로 메타버스가 게임업계의 새 먹거리로 부상했었지만 엔데믹 이후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넷마블과 크래프톤은 비슷한 시기 메타버스 사업을 위해 법인을 신규 설립한 바 있지만 넷마블은 회사를 청산한 반면 크래프톤은 사업 확장에 열을 내고 있는 모양새다. 

7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가 공개한 지난 3개월간(2023년 11월~2024년 1월) 대규모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소속회사 변동 현황에 따르면 넷마블은 메타버스월드와 어쎔블게임즈를 크래프톤은 오버데어코리아를 각각 신규 설립했다.   

눈에 띄는 점은 각사의 메타버스 사업 행보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를 가상 공간에서 구현하는 플랫폼을 의미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상호작용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주목받았지만 최근 인기가 시들해졌다.

이에 넷마블의 자회사 넷마블에프엔씨는 2022년 1월 메타버스 사업을 위해 설립한 메타버스월드를 지난 1월 청산했다. 메타버스 사업의 성장성이 낮다고 봤기 때문이다. 

넷마블에프엔씨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사업 방향을 계속 모색했지만 경영 상황과 시장 변화로 인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하던 메타버스월드 법인의 사업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이 지난해 9월 설립한 오버데어코리아는 네이버제트와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을 위해 합작해서 만든 회사다. 총 투자금액은 480억원으로 지분은 크래프톤과 네이버제트가 각각 85%, 15%씩 보유하고 있다.

오버데어는 ‘무모하고 대담하다’는 뜻의 영단어에서 차용했는데, 회사의 주력 제공 서비스 메타버스 플랫폼을 ‘자신을 대담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곳’으로 재정의 했다. 이용자가 액션 롤플레잉게임(RPG), 스포츠 , 슈터 등 다양한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모바일 기반의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플랫폼이라는 점이 차별성이다. 이 플랫폼에선 생성형 AI와 언리얼 5 엔진을 채택해 이용자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데 게임 제작 외에도 아바타 커스터마이징, 채팅 등 다양한 소셜 활동도 가능하다.

오버데어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다양한 저작물을 창작하면, 이용자들이 해당 저작물을 구매하고 소유하는 방식의 C2E(Create-to-Earn) 시스템을 채택했다. 저작물 거래는 대체 불가능 토큰(NFT)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모든 거래를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산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을 적용해 거래와 정산의 투명성을 높였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오버데어의 메타버스 플랫폼은 크리에이터가 해당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만들어 낸 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존과는 수익 모델이 다르다”며 “해외에서는 메타버스의 인기가 여전하기 때문에 오버데어만의 차별화된 서비스가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메타버스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메타버스 산업 진흥을 위한 지원 근거를 담고 있는 가상융합산업진흥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제정안은 메타버스를 ‘이용자의 오감을 가상공간으로 확장하거나 현실공간과 혼합해 인간과 디지털 정보 간 상호 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적·경제적·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한 가상의 공간이나 가상과 현실이 결합한 공간’으로 정의한다. 

이를 위한 기본계획은 3년마다 수립·시행되며, 관련 산업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과 기술 개발 사업 등에 대한 금융 지원 근거도 명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