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는 한국옵티칼 해고 노동자 고용승계에 답하라”
최현환 지회장 “해고노동자 회사 청산 후 고용승계 없어”
"OECD 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 따라 삼성·LG도 책임"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이재용(삼성전자 회장)은 삼성 공급망에서 벌어진 한국옵티칼의 노동인권 침해 문제 해결에 나서라.”
최현환 전국금속노동조합 구미지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회장은 지난달 31일 국회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평택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국옵티칼 해고 노동자의 고공농성이 오늘로 24일째다. 이는 삼성과 LG 공급망 내에서 벌어진 노동인권 침해 사건이기 때문에 삼성과 LG가 나서 한국옵티칼 노동자의 고용 승계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지회장이 이날 기자 회견을 연 이유는 지난 2022년 10월 구미에 소재한 한국옵티칼 공장이 화재로 전소된 이후 회사가 2022년 말 노동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법인을 청산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부품 등을 납품해 왔는데 이후 해당 물량은 한국니토옵티칼이 대체생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니토옵티칼은 한국옵티칼 노동자들을 고용 승계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했고 이에 따라 해고 노동자 11명이 고공 농성에 나선 상태라 것.
최 지회장은 “한국옵티칼은 청산됐지만 사실상 일본 니토덴코가 전체 지분을 소유한 외국인투자기업이자 한국니토옵티칼과 한 회사이기에 노동자들의 고용승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사측에 고용승계 관련 면담을 요구할 예정이다.
국제사회에서 공급망 차원의 노동인권 보호는 그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6월 OECD 각료회의에서 공급망 상층에 위치한 대기업이 공급망 내 노동인권 피해 등을 조사·해결할 것을 의무화하는 제도가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에 추가됐다. 이 기준에 따르면 삼성과 LG가 한국옵티칼의 ‘먹튀’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최 지회장은 “삼성은 그룹 차원의 노조파괴 사건이 드러나자 ‘무노조 정책’을 폐기한다고 선언했는데도 노조탄압 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고용승계가 마땅한데도 해고 노동자 11명의 요구를 걷어차고 있는 한국니토옵티칼이 바로 그 기업”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 지회자은 “한국니토옵티칼의 대체생산을 공급망 구축 자본인 삼성과 LG가 모를 리 없고 이를 알고도 묵인한 것이라면 삼성과 LG는 노조탄압을 방조한 것을 넘어 가담했다고도 볼 수 있다”며 “삼성과 LG는 그룹 차원에서 구축한 공급망에서 벌어진 노동인권 탄압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유정 전국금속노조 법률원장은 “구미에 있는 한국옵티칼은 일본 회사인 니토덴코가 100% 출자한 회사로 니토덴코가 2003년 설립한 후 현재까지 가져간 이익이 무려 6조가 넘는 상황”이라며 “삼성이 최상위에 있는 공급망에서 니토덴코의 위장폐업이 벌어진 만큼 자칭, 타칭 세계 초일류기업이라 하는 삼성은 원칙과 가이드라인에 따라 니토덴코의 위장폐업에 대해 조사하고 해결할 책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바람과 달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플레이는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