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유진 한샘 대표가 단행한 인사가 갖는 의미

2024-02-02     박현주 기자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올해 부동산 전망은 긍정적인 예측과 부정적인 예측이 혼재돼 있어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외부 환경을 극복하고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김유진 한샘 대표가 올해 신년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고뇌가 묻어나 보인다.

김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주택매매 거래량 때문이다. 한샘은 주택매매거래량에 크게 영향을 받는 가구사업을 하고 있는데 주택매매거래량이 줄어들면 실적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지난 1월 30일 발표한 '2023년 12월 주택 통계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주택매매거래량이 오름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9월 약 6,000건을 기점으로 10월(5,000건), 11월(5,000건), 12월(4,000건)로 또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한샘의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적이 '큰폭'의 흑자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는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1일 단행했다.

먼저 ​이번 인사를 보면 '잘하는 것을 더 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승진인사에서 한샘의 임원 인사로 홈퍼니싱사업본부 이수열 이사대우와 R&D본부 김혜원 이사대우가 각각 이사로 승진했다. 특판사업본부 류성호 부장은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계열사 임원 인사로는 한샘넥서스 특판사업실 이승준 이사대우가 이사로 승진했다.

한샘은 지난 54년동안 국내 홈 인테리어 1위 기업으로 홈퍼니싱 분야의 생활가구판매, 건설업체 대상 특판판매 등은 잘하고 있는 만큼 보상을 통해 핵심사업에 더 주력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운영효율에 힘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디지털전환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도 엿볼 수 있다. 승진인사에서 한샘개발 CS(Customer Service) 사업본부 이영일 이사대우가 이사로 승진했다. 한샘개발은 건물관리, 한샘 애프터서비스(AS), 홈케어·스마트물류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계열사인 만큼, 앞으로 디지털전환에 힘써 소비자 입장에서 취급하기 번거로운 가구라는 인식을 바꿔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한샘이 내놓은 디지털전략 3단계에 AS 강화와 3D공간 설계를 통한 소비자 경험 제공의 방침이 있다.

​이와 함께 사내문화를 바로 잡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샘 임원 인사로 정광현 기업문화실 부장과 한승훈 윤리경영실 부장이 모두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기업문화, 윤리경영을 통해 건설적인 사내 분위기를 만드는 데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으로 전망된다.

위축된 부동산 시장에서 김 대표가 한샘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 낼 지 지켜볼 일이다. 

박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