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중동수주 기대감 '업'…"해외수주 적극 나서겠다"

2024-01-22     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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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33억1,000만 달러 수주…올해 400억 달러 목표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지난해 국내 건설경기 침체 상황에서 해외수주 성과는 선전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사들은 올해도 해외건설 수주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22일 국토교통부·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 목표는 400억 달러다. 지난해 수주가 전년 대비 25% 이상 늘었던 데 비하면 올해는 약 20% 성장으로 목표를 설정했다. 

지난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는 333억1,000달러(43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경기 둔화와 이스라엘-하마스 무장충돌 등 지정학적 악재 등 국제 정세의 불안정과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등 악화된 업황에도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동 수주가 114억달러로 34%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북미·태평양(103억달러·31%), 아시아(68억달러·20.4%)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요 건설사의 중동지역 계약공사를 보면 현대건설은 그 해 6월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 패키지 1‧4번 프로젝트로만 50억7,6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해외건설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다. 또 7월 말에는 사우디 전력공사가 발주한 1억4,500만달러 규모의 525㎸ 초고압직류송전선로 건설 프로젝트도 수주했다. 

GS건설도 사우디에서 지난해 7월 아람코 얀부 정유 플랜트-황회수 설비(SRU) 업그레이드 공사(1억9,0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대우건설은 리비아에서 패스트 트랙 발전 사업(7조9,300만 달러)을 따낸 바 있다. 

건설사들은 올해도 중동지역 메가프로젝트, 재건사업 등 해외건설 수주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시장의 성장이 눈에 띄였고 중동에서 발주 일정이 밀렸던 프로젝트가 올해 대기하고 있다"며 "올해도 여력이 되는 건설사들은 주택사업 침체 등을 격고 있는 국내 보다 포트폴리오를 넓혀 해외 수주 영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도 “올해도 국내 건설사의 해외진출과 수주를 위한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네옴시티 등 메가프로젝트 참여와 재건사업을 중심으로한 수주기회가 늘어날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건설협회에서 발표한 해외건설 수주실적 분석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시장 동향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역별 공공 인프라 투자정책에 의한 성장요인과 고금리, 공사비 상승 등을 비롯한 성장 저해 요인이 혼재된 시장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중 중동지역은 사우디에서 비전 2030에 따라 네옴시티, 키디야 엔터테인먼트 시티를 비롯해 UAE에서 정부 투자로 인한 도로, 터널 등 발주가 예상되고 있다. 

통상 해외 건설 사업은 고유가가 지속되면 산유국 재정여건이 개선되고 수익이 늘어나면서 대규모 시설 투자와 인프라 발주가 확대되는 구조를 보이는데 국제유가가 지난해 9월 96달러까지 올랐던 데 비교하면 하락한 금액이지만 70~80달러대 유가는 중동 산유국의 발주 시장 영향을 줄 만큼 낮아진 게 아니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갈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및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의 장기화 등 영향으로 해외 투자 위축 가능성이 있고 국내 건설·금융권의 유동성 문제 여파로 국내 건설사 해외 수주활동 위축 여지도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건설 사업은 특성상 하루 사이에도 큰 금액 변동이 있는데다 영향을 받는 외부 요인도 다양한 많은 만큼 업황에 대한 시장 전망치가 좋아도 실상은 혼조세를 보일 수 있다"며 "게다가 국내 건설업황이 악화되고 있고 경쟁국의 견제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