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태영건설 자구안, 남의 뼈 깎는 방안” 비판
[SRT(에스알 타임스) 한시은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건설이 내놓은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자구안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기자 신년인사회에서 태영건설의 자구안을 두고 “자기 뼈가 아니라 남의 뼈를 깎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워크아웃은 채권단과 이해관계자, 시장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절차인데, 태영건설이 보여주고 있는 태도는 기업 자구안이 아닌 오너일가를 지키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동산 호황기 동안 시공을 한 번에 맡으며 1조원이 넘는 돈을 벌고 그 중 상당 부분을 오너일가가 가져 갔는데도, 손실은 채권단과 이해관계자에게 넘기고 있는 ‘견리망이’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워크아웃은 기초법상 채권자와 채무자 간의 자율적 협약과 신뢰를 바탕으로 고통을 분담하고, 손실을 나누는 것이 전제”라면서 “태영건설 측은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한 약속 이행 방안을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태영건설이 지난해 12월 29일 만기가 도래한 1,485억원 규모의 상거래채권 중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451억원을 갚지 않은 것도 비판했다.
그는 “외담대를 금융채권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맞지만, 외담대가 망가지면 앞으로 채권 형태의 자금 유통이 불가능해진다. 워크아웃의 대전제인 신뢰를 시작부터 무너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워크아웃과 관련한 당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워크아웃에 대해 답을 최종적으로 제시하거나 채권단에 무리하게 동의하라고 할 수 없다”면서도 “채권단과 태영건설 간 불신이 발생한 지점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원장은 오는 11일로 예정된 제1차 채권단 협의회까지가 아닌, 이번 주말까지 채권단이 납득 가능한 수준의 자구안을 내놓을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