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회장, “국내 최고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 만들 것”
롯데쇼핑 최첨단 물류센터 ‘부산 오카도 CFC’ 기공식 개최
전국 6개 CFC 건립 계획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사업 분야 강화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부산을 기점으로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 건설하고 ‘온라인 그로서리 1번지’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5일 오후 롯데쇼핑은 부산 강서구 미음동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위치한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 : Customer Fulfillment Center) 부지에서 기공식을 진행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영국의 글로벌 리테일 테크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은 지 1년만이다.
기공식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 팀 슈타이너 영국 오카도그룹 CEO, 박형준 부산시장, 김기영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최근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대외 행보에 보폭을 넓히며 이날 행사장에도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던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는 불참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가 오카도와 함께 선보일 CFC는 국내 유통업계에 혁신을 일으킬 자동화 물류센터”라며 “부산 CFC 착공을 기점으로 전국에 6개 CFC를 건립해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신 회장은 “New e-Grocery 사업의 첫걸음을 롯데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부산에서 내딛게 돼 매우 의미가 크다”며 “이번 기회로 부산과의 인연을 더욱 견고하게 다지고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FC는 데이터 및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수요예측과 재고 관리는 물론, 상품 피킹과 패킹, 배송 노선을 고려한 배차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 시스템이다.
부산 CFC는 오카도의 통합 솔루션인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롯데쇼핑의 첫 번째 물류센터다. 투자비용은 약 2,000억 원이고, 연면적 약 4만2,000㎡(약 1만2,500평) 규모다. 롯데쇼핑은 상품 집적 효율성을 높여 기존 온라인 물류센터보다 상품 구색을 2배가량 많은 4만5,000여 종으로 늘렸다. 여기에 배송 처리량도 2배 정도 증가해 하루 3만여 건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쇼핑은 매일 최대 33번의 배차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보기 과정에서 겪어왔던 상품 변질·품절·누락·오배송·지연배송 등 불편함을 개선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방침이다. 국내 소비자의 생활패턴에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 제공 시스템을 구축하고 홈페이지 및 온라인 애플리케이션(APP)의 사용자 편의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부산 CFC의 핵심은 상품을 보관하고 있는 바둑판 모양의 격자형 레일 설비인 ‘하이브(hive)’와 피킹 및 패킹을 담당하는 로봇인 ‘봇(bot)’이다. 하이브에는 최대 4만5,000개 이상의 품목을 보관할 수 있으며, 1,000대 이상의 봇들이 하이브 위를 최대 초속 4m로 움직이면서 상품을 관리한다. 봇은 서버와 초당 10회 통신을 통해 최적화된 경로로 이동해 고객 주문 후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한다.
또한, 부산 CFC는 친환경 물류센터로 운영된다. 모든 배송은 전기차량을 이용하고, 건물 옥상 주차장에 연간 약 2,000M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 설비를 조성해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더욱이 롯데쇼핑은 부산 CFC가 일자리 창출과 지역 상품 판매 확대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물류센터 운영과 배송에 필요한 인력으로 2,000개 이상의 안정적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업체 발굴 및 상품 소싱·판매를 통한 판로 확대와 상생 발전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 실현도 예상하고 있다.
부산 CFC의 공사 완료 예정 시점은 2025년 말이다. 이후 롯데쇼핑은 수도권 지역을 포함해 전국에 6개의 CFC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