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권 칼럼] ‘세종축제’…비리로 얼룩진 ‘문화정원’ 행사 어른거려

2023-10-03     서중권 기자
▲​최민호 세종시장 노마스크 이후 야심 차게 준비한 첫 ‘세종축제’가 예산 공개를 꺼려 비리 의혹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세종축제 포스터)​

‘세종축제’ 이어 ‘빛 축제’도 예산 공개 꺼려

“‘비공개’는 비리의 온상…윗물이 맑아야”

정부는 부당·비위 부패 등 각종 비리를 차단하고 투명한 행정을 위해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정보공개법’까지 제정해 국민의 알 권리와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정보공개는 국민들의 삶과 밀접해 있다. 혈세로 운영되는 살림살이의 씀씀이 예산 공개는 말할 것도 없다.

또 올 연말에 열리는 ‘세종 빛 축제’도 마찬가지다.

올해로 11번째인 세종축제는 오는 6일부터 한글날인 9일까지 나흘간 세종호수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예산 공개 꺼렸던 문화정원…들춰보니 ‘혈세로 돈 잔치”

이 축제는 세종시가 주최하고 세종시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김종률)이 주관한다. 시와 문화재단은 최근 기자간담회까지 열어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다. 시 대표적 축제답게 11억7,000만 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일부 공개된 홍보용 선전물의 경우 세련되지 못한 디자인 등 한마디로 격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축제 행사 비용 공개를 극히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예산 공개와 관련해 주최 측인 시는 문화관광재단 측으로 떠밀고, 관광재단은 이런저런 사유를 들며 사실상 비공개다.

시-문화재단은 “출연기금 경영공시에 대한 예산 내역을 공개한 적이 없다는 것”이 비공개 사유다. 괴변이다. 시는 문화재단에 연간 135억의 혈세(출연금)를 지원하고 있다.

‘세종축제’의 이면에 과거 ‘문화정원’의 얼룩진 비리 행태가 스멀스멀 오르고 있다.

2019년 8월 조치원 ‘정수장 문화공간화’ 행사는 사업비 6억 원을 집행했다. 시는 당시 예산 내용을 꺼려 비공개하려 했으나 여론의 뭇매에 공개했다. 공개된 예산을 점거해보니 한마디로 비리투성이의 ‘돈 잔치’ 행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백제전 프로그램 중 하나인 공주 미르섬 야경. 충남도-문화재단은 예산 181억 원의 내용을 공개, 세종시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백제전 포스터

◆문화재단 주관 ‘대백제전’등 타 지자체 모두 예산 ‘공개’

특히 중복성 예산과 불법 수의계약, 특정 업체 일감 몰아주기 등 탈·불법 사례가 부지기수로 확인됐다. 겉으로는 “창의적 문화공간 조성”을 내걸고 실제는 “예산 빼내기”라는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예산 내용의 공개를 그토록 꺼렸던 이유가 ‘비리의 온상’에서 비롯된 비공개, 나쁜 행정의 한 사례라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시의 이 같은 ‘비공개’는 타 지자체의 투명행정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26일부터 개최된 ‘대백제전’은 충남도 김태흠 지사와 최원철 공주시장, 공주문화재단 등이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 행사 역시 충남도 등이 주최하고 공주문화재단이 주관하고 있다. 행사비 총예산 181억 원에 대한 예산 사용처를 상세하게 공개했다. 세종시와는 사뭇 다른 투명행정이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해 개최했던 계룡군문화축제와 보령머드축제, 충북의 청주공예비엔날레 등 지역 대표적 축제 행사 예산을 소상하게 공개했다.

이에 비해 세종시는 ‘세종축제’에 이어 연말에 열리는 ‘세종 빛 축제’도 행사예산 공개도 꺼리고 있다. 비용은 6억 원이다. 벌써 업체선정을 둘러싼 잡음 등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조치원 ‘정수장 문화공간화’ 행사는 사업비 6억 원을 집행했다. 시는 당시 예산 내용을 꺼려 비공개하려 했으나 여론의 뭇매에 공개, '비리'로 얼룩진 것으로 드러났다. ⓒsr타임스

◆“최 시장, 조직 관리 무능…윗물이 맑아야” 우회 비판

일각에서는 “민선4기 세종시 행정의 모든 책임을 지고 있는 최민호 시장의 조직관리가 무능함을 증명하고 있다”는 비판적 견해다.

특히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것 아니냐”며 최근 최 시장 일련의 부적절한 처신과 비위 의혹을 꼬집고 있다.

민선2, 3기 이춘희 전 시장 당시 시 공무원 청렴도는 ‘만년 하위’에 머무르는 불명예의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그럼에도 ‘공개’의 투명성은 나름 노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 시장은 보여주기식의 수직적 ‘강의’보다, 지속 가능한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행정이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한다. 비리로 얼룩진 ‘문화정원’이 재조명되면서 세종축제와 오버랩 되고 있다.

최 시장은 시민들의 혈세로 치러지는 ‘세종축제’의 예산을 선명하게 공개해라. 축제의 리더는 최 시장이다.

▲서중권 충청권 총괄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