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권 칼럼] "최민호 시장 공약예산 깎아라?"…막 나가는 민주당 세종시의원

2023-08-22     서중권 기자
▲김효숙 등 민주당 시의원들이 21일 세종시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민호 시장 공약 예산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서중권 기자

민주당 시의원 ”국제정원도시박람회 등 공약예산 안돼“

이춘희 전 시장때 이미 4, 500억대 빚더미 올라

”국제행사 성공 돕지는 못할망정 시정 발목 잡아“

“세종시 재정자립도가 서울 다음인 전국 2위로 높지만, 상당수 세원을 변동성이 큰 취득세에 의존하고 있다” 이어 “2600억 규모의 빛과 고정지출 등 수천억 원대의 고정지출 등 세입·세출 불균형…‘재정자립도’가 허구”.

지난 2020년 10월 있은 국감장에서 터져 나온 세종시 ‘빚더미 곳간’의 현주소다. 당시 베일에 가렸던 시 재정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날 당시 행정안전위원회 박완주(더불어민주당 충남 천안을) 의원은 “세종시 재정자립도가 허구”라며 폭로성 돌직구를 날린 바 있다.

당시 시 재정 상황을 짚어보자. 당시 세종시가 공개한 채무 현황을 보면 지역개발기금을 활용한 자금조달 등 내부거래, 지방채 발행(정부자금), 기금활용, 외부 은행 빚은 2,800억여 원에 이른다.

특히 비싼 이자를 내는 외부 은행 '빚'까지 끌어 썼다. 시는 그해 시금고인 농협에서 300억 원을 일시 차입했다. 높은 재정자립도와 달리 재정위기 사태를 증명하는 단적인 사례다.

오죽하면 수년간 모아온 '기금'에까지 손을 댔을까. 통합관리기금 등 급한 대로 끌어 다 쓸 수 있는 돈을 모두 모아 부족 재원을 채워나갔다. 하지만 상당수 세원을 변동성이 큰 취득세에 의존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키웠다.

이렇게 시 재정의 ‘빚더미’는 최악의 사태를 빚는다. 2020년 채무 규모는 차임금과 채권발행 등 모두 2,801억 원이다. 다음 해인 2021년은 900억 원 늘어난 3,731억 원으로, 지난해는 4,450억 원 규모다.

세종시의 ‘빚더미’ 는 불과 2~3년 앞을 내다보지 못한 채 순식간에 무너졌다는 것이 경제전문가의 관측이다. 여론은 “세수체계 오류와 빗나간 예측, 특히 아파트 분양 열기의 반짝 세수 열풍에 의존한 행정”을 질타했다. 나아가 이춘희 전 시장의 치적 및 오만한 예산집행을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7월 민정 4기 최민호 시장 출범 이후 시 지방세수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파트 취득세는 더 쪼그라들었다. 상가공실 또한 ‘텅 빈 상가’로 취득세 확보도 기대치 이하다.

‘최악의 빚더미’ 속의 해결책으로 최 시장은 오는 10월 지방세 감소로 1000억 원 규모 ‘감액추경’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세종시의회 의원들은 21일 "세종시는 최민호 시장의 주요 공약 예산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민생예산을 챙기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올해 세종시 세수 결손액이 1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각종 민생 사업 차질이 예상된다"며 "이를 위해 시내버스 무료화와 2025 국제정원도시박람회 등 최 시장 주요 공약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2025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등 국제행사를 치르지 말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시 재정 형편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재정난을 들었다.

돌이켜 보자, 현재의 ‘빚더미’ 곳간은 민선 2, 3기 이춘희 전 시장의 경제 행정의 패착으로 이어진 것이다. 시 출범 이후 애써 모아둔 ‘기금’까지 탕진한 재정. 8년의 재정위기에 빠뜨릴 때까지 더불어민주당 의회는 무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지난 1년을 돌아보라. 시의회 의장이 성추행 등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의장직을 박탈, 숱한 논란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여론은 “의회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추태를 다 드러낸 심각한 도덕 불감증”이라고 개탄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민주당 의회가 주장하는 ‘공약예산 삭감’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기울어진 운동장의 힘으로 ‘시정 발목잡기’와 아집, 당리당략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패거리 의정’ 행태로 비치고 있다.

시 출범 이후 어렵사리 유치한 2개 국제행사의 성공을 위해 집행부를 돕지는 못할망정 ‘공약예산’ 타령하며 어깃장을 놓는 의원들. 막 나가도 한참 나갔다. 국제행사는 "대다수 시민에게 수혜가 돌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본다.

‘최악의 빚더미’를 떠안고 고군분투하는 최민호 시장. 시의회는 상호 협치의 장을 열고 ‘성공’을 위해 매진해주길 촉구한다.

▲서중권 총괄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