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빙그레·오리온, 상반기 실적 '선방'…"가격인상 덕"

2023-08-18     박현주 기자
ⓒ각 사

순이익, 빙그레 '203%'·오리온 '9%' 증가…롯데웰푸드 '52%' 감소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롯데웰푸드·빙그레·오리온 등 대형 제과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지난해 원자잿값 상승 탓에 제과업체가 단행한 제품 가격인상의 수혜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는 올해 초 제과의 주요 원재료인 밀값이 안정세에 들면서 제과업체들이 물가안정의 일환으로 가격인하를 선언한 상황인데다 또다시 글로벌 원자잿값 상승 기류가 덮치게 되면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전망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빙그레·오리온 3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총 2,1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94억원)보다 1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빙그레의 이익이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빙그레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3%' 상승했다. 오리온은 9% 늘었으며, 롯데웰푸드는 52% 감소했다.

제과의 주요 소비층인 유년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 만큼 국내 시장이 정체기를 맞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제과업체들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으로 수출을 확장하는 데 주력한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공장 증설을 통해 제품 생산량을 늘리고 주요 매장 입점을 통해 유통망을 확대함과 동시에 현지 맞춤형 제품 판매가 늘면서 전체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또,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늘고 있는 건강관리 욕구에 맞춘 제품들로 다양한 연령층을 공략한 것도 실적 견인을 이끌었다.

◆롯데웰푸드, 제과·해외사업 선방…"ZERO 등 건강한 과자 키운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 124억원기록하며 전년 동기(260억원) 대비 52% 감소했다. 롯데웰푸드가 운영하고 있는 식품 사업이 원재료비 부담, 유지 매출 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다만, 제과 사업과 해외 사업의 실적 호조세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제과 사업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40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1.5% 상승했다. 껌, 캔디, 초콜릿 등 건과 고수익 카테고리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었고 빙과에서 제로칼로리 브랜드  ZERO 신제품 출시 영향 덕을 봤다. 해외 사업은 러시아, 인도에서 건과·빙과 가격을 인상하면서 생산 물량을 늘린 것이 전체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하반기에도 '자일리톨', '빼빼로' 등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리면서 ZERO 등 '헬스&웰니스(Health&Wellness)' 제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면서 판매 확대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빙그레, 해외 사업 매출 역대 '최고'…"현지 맞춤형 제품 판매량 늘어"

빙그레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 463억원으로 전년 동기(153억원) 대비 203% 신장했다. ​빙그레의 경우 올해 상반기 해외 사업에서 매출 77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빙그레는 특히 메로나의 판매량이 급증한 가운데 국가별 맞춤 전략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멜론맛 이외에도 현지인 입맛에 맞춘 다양한 맛의 메로나를 출시했으며, 할랄 인증 제품, 식물성 아이스크림 등을 출시해 비관세 장벽을 극복하는 데도 노력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K-콘텐츠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와 이미지가 상승한 만큼 수출 국가 수도 지난해 20여개국에서 올해 30여개국으로도 늘었다. 빙그레는 앞으로 교민, 아시안 시장을 넘어 국가별 현지 메인스트림 시장으로 진입하면서 코스트코, 샘스클럽,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 체인망 입점 실적도 늘려갈 방침이다.

◆오리온, 국내외 법인 고른 성장세…"생산라인·신규 카테고리 확대"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1,611억원으로 전년 동기(1,481억원) 대비 9% 증가했다. 한국 법인과 해외 법인 모두 고루 성장했다. 한국 법인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818억원으로 전년비 17.5% 성장했다. 포카칩, 꼬북칩, 닥터유, 마켓오네이처 등 스낵·파이·비스킷·젤리 전 카테고리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해외 법인 중에선 러시아 법인이 영업이익 160억원으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7월 트베리 신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이후 현지 수요에 맞춰 제품 공급량을 늘리며 성장을 이어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수익성 높은 채널과 제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파이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신규 카테고리인 젤리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고성장 기조를 지속할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법인별 상황을 반영한 제품 운영과 영업 전략을 추진하면서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국내외 시장 수요 증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건강한 성장의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