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권 칼럼] “패거리 의회 오명 벗어야”…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 취임에 부쳐
지난 1년 열정과 노력의 기간…1인 조례안 전국 최고
1주년 회견 ‘자화자찬’…소상공인 대책 말 한마디 없어
일각, “견제·감시 기능 변질, 발목잡기 등 추태 얼룩"
[SRT(에스알 타임스) 서중권 기자] 세종시의회(의장 이순열)가 민선4기 1년을 결산하는 브리핑에서 자성과 숙고의 자세 없이 ‘자화자찬’에 치중했다는 지적이다.
세종시의회는 지난 3일 대회의실에서 언론브리핑을 열고 지난 1년간의 성과와 앞으로 활동 방향에 대해 밝혔다.
이날 신임 이순열 의장은 ”지난 1년의 의정활동을 돌아보면 열정과 노력의 기간“이었다며 ”노력의 결실로 세종시의회가 전국 17개 시·도의회 중 의원 1인당 조례안 발의 건수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의회운영을 설명했다.
보고회 중 지난 1년간 ‘발목잡기’식으로 비쳐진 심의과정이 이슈로 떠 올랐다.
기자가 질의한 ”발목잡기의 지적“과 관련해 이 의장은 ”불요불급한 것인지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통과되지 않은 사안들은 상당수 절차적 미비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대다수 시민에게 수혜가 돌아갈 수 있는가에 여부도 중요하고 합당한 사업이라면 적극적으로 의원들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체 의석수 중 13석(더불어민주당) 7석(국민의힘)이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으로 밀어붙인 예산삭감 등 편향적 의정활동에 대한 해명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이 의장은 ”전 의원 힘을 합쳐 언제나 시민을 중심에 두고 민생에 도움 되는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이 의장의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지난 1년간의 자성과 숙고의 고민은 찾아볼 수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세종시의회 의장이 성추행 등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의장직을 박탈, 숱한 논란을 빚은 때문이다.
앞서 벌어졌던 상병현 전 의장의 ‘성추행’ 사건은 시민들의 분노와 세종시 의정사(史)에 오점을 기록했다. 심각한 것은 자신의 징계는 수차례 부결시킨 반면, 상대 당(국힘) 부 의장의 욕설은 즉시 징계 처리하는 등 극히 비상식적인 행태를 취했다.
‘세종시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안’을 둘러싼 ‘검은 딜’ 등 ‘일련의 추태는 또 어떠했나.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세종시민들은 세종시 위상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친 의회에 분노를 삭여야만 했다.
일각의 여론은 “의회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추태를 다 드러낸 심각한 도덕 불감증”이라고 개탄하게 이르렀다. 이번 의회는 시정 발목잡기와 거짓 공세와 아집, 당리당략을 위한 투쟁 등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태로 비치고 있다.
개청 이래 시-의회 간 꼬인 매듭이 최악이라는 혹평 속에 의장이 교체되는 처지에 이른 것이다. 따라서 신임 이 의장 1주년 의정 보고는 ’뼈를 깎는 성찰‘과는 동떨어져, 민심을 빗겨 간 것 아니냐는 의문부호가 따른다.
이어 논란 속 당사자인 유인호 운영위원장의 의정활동 보고에서도 전 의장과 관련한 언급이 없는 등 성찰의 발언은 없었다. 다음 임채성 행정복위원장에 이어 이현정 산업건설위원장까지 의정활동 보고도 마찬가지다.
특히 민생분야 지역상권의 활성화와 관련해서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처지 대처방안 등은 안중에도 없는 듯 말 한마디 없다. 결국 ’자화자찬‘의 브리핑이라는 혹평이 나올 수밖에 없는 1주년 의정활동이다.
반면 이 의장에 거는 기대는 크다. 그동안 원만한 원 구성을 위해 노력한 결실과 최민호 세종시장과의 소통도 원만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그녀는 ”대승적 차원의 화합을 위해 구상하는 것이 있다. 함께 시 발전을 위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등 결기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의장에게 바란다. 의회-집행부 간 완강하게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 고민, 또 고민해주길 바란다. 상대 당 교섭에 주저 없이 나서고 민주사회의 정도인 대화로 풀어보라. 이 의장의 친화력은 용해되지 않을 난제가 없을 거란 판단이다.
’패거리 의정‘의 딱지를 떼고, 진정 시민을 대표하는 민생의 목소리로 거듭나길 바란다. 1년 뒤 박수 소리 받는 이·취임식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