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현 삼성전기 대표, 상생·책임 경영 ‘속도’...미래 먹거리 사업 '박차’
장 사장 취임, 1년 6개월 성과와 과제는
[SRT(에스알 타임스) 김건 기자]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이달 취임 1년 6개월을 맞았다. 2021년 12월 7일 취임한 장덕현 사장은 2022년 3월 삼성전기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물가 급등을 비롯한 금리 상승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국내외적인 경제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1년 6개월 동안 삼성전기를 이끌어 온 장덕현 대표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장 대표는 취임 후 지속적으로 ▲서버·자동차 전장 등 성장산업 전환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 투자 강화 ▲노사 관계 개선 ▲동반성장 4대 추진축 중심 협력업체 동반성장 ▲책임경영 ▲주주환원정책 강화 등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기술개발 강화, 사회공헌 활동(CSR) 지원, 생산성 향상, 2차 협력회사 지원 등을 ‘동반성장 4대 추진축’으로 선정해 협력사와의 상생 경영에도 노력하고 있다.
장 대표는 올해 2월 삼성전기 주식 2,000주를 주당 17만2,000원에 장내 매수했고, 지난 5월에도 약 2억8,000만원 규모의 자사 주식 2,000주를 매수하는 등 꾸준히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또, 삼성전기의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2021년 기준 보통주 1주당 2,1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액이 2020년에 비해 1주당 700원 늘었지만 배당성향은 18%로 유지됐다.
장 대표는 취임때부터 '1등 테크기업'으로의 성장을 최우선 가치로 삼으며, 기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열린 주총에서는 '자동차 부품 회사'로의 도약을 언급할만큼 전장 관련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주력시장의 영향력을 키우고, 자동차·서버 등의 성장 시장 진출을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장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서버·자동차 전장 등과 관련한 성장 사업으로의 전환, 하이엔드급 전장용 반도체 기판 라인업 확대 등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3월 이재용 삼성 회장이 중국 삼성전기 텐진 MLCC 생산 라인을 방문하는 등 그룹에서도 자동차 전장 부문 등이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는 신성장 사업들인 만큼 장 대표가 관련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버·자동차 전장 등 미래 성장산업 전환 '행보'
장 대표는 올해 1월 2일 신년사에서 "주력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자동차·서버 등 성장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해 말 정기 조직개편을 통해 카메라 모듈을 담당하는 광학통신솔루션 사업부와 반도체기판을 맡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를 생산하는 컴포넌트 사업부에 전장 사업담당 팀을 구성했다.
최근 자동차 시장은 빠르게 전기차로 전환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기존 자동차의 기계적인 부품들도 많은 부분이 전자 부품으로 바뀌고 있다.
현재 삼성전기는 250V급 33nF(나노패럿)과 125℃용 100V급 10µF(마이크로패럿) 등 업계 최고 용량의 전기차용 MLCC 2종을 개발하고, 글로벌 자동차부품업체와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MLCC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장 대표는 전장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 전장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전장 고객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MLCC는 평균 1200~1300개가 사용되는데 자동차에는 2만5,000개, 전기차에는 1만2,000개가 들어가 단순 비교해도 스마트폰의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IT 수요 위축 보다는 잘하는 사업은 그대로 운영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자동차 시장으로의 사업 확대에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 투자 강화
장 대표는 첨단 고부가 반도체 기판 사업 확대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 패키지기판은 고집적 반도체 칩과 메인기판이 연결된 것으로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장치다. 고성능·고밀도 회로연결을 요구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주로 사용된다.
삼성전기의 플립칩 볼그레이드어레이(FC-BGA)는 인텔, 엔비디아 등이 만드는 고성능 반도체 칩에 활용된다. 인공지능 기술 등 차세대 IT 산업과 연계되면서 FC-BGA는 서버나 데이터센터에서도 광범위하게 쓰인다.
반도체 기판 사업 확대를 위해 장 대표는 2022년 11월 서버용 FC-BGA 양산에 대한 투자 강화에 나섰다.
2022년 6월 22일 부산과 세종 사업장, 베트남 생산법인의 FC-BGA 시설에 3,00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전기는 앞서 2021년 12월 베트남 생산법인에 FC-BGA 생산설비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해 8억5,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투자금을 올해까지 단계적으로 집행해 FC-BGA 기판 생산능력을 월 1만7,000㎡ 수준에서 2만㎡ 이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데이터 센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장하는 시장에 대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노사 관계 개선 위한 ‘썰톡’
장 대표는 지난 1월 취임 이후 매주 목요일마다 경영진과 직원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실시간 방송 '썰톡(Thursday Talk)'에 매달 한 차례 이상 출연하며 민감한 직원들의 질문에도 피하지 않고 답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임직원들과의 소통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장 대표는 2021년 12월 썰톡을 통해 “미래기술 로드맵을 통해 경쟁사를 능가하는 기술과 미래를 선도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핵심부품을 내재화해 초일류 부품회사가 돼야 한다”며 “압도적 기술력을 보유한 테크기업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매주 목요일 썰톡을 통해 경영환경과 회사가 개선해야할 방안에 대해 상세히 소통한다”며 “임원들이 매주 번갈아가며 소통하고 장 대표는 한달에 한번 꼭 참석해 소통한다”고 말했다.
한편, 장 사장은 1986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플로리다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017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SOC개발실장(부사장), 2020년 삼성전자 부품플랫폼사업팀장(부사장), 2020년 1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SOC개발실장(부사장), 2020년 12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부사장), 2021년 12월 7일 삼성전기 사장을 거쳐 2022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장 사장의 임기는 3년이며, 임기만료 후 주주총회를 통해 재선임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