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食·酒] <6>CU 1000원 막걸리 '시큼+심심'

2023-05-26     박현주 기자

'식(食)·주(酒)'. 음식과 술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맛있는 음식은 술을 부르고, 술을 맛있게 먹기 위해 음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관리를 맛있게 먹으면서 하겠다는 헬시플레저가 '食'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과 술과 음료를 혼합해 즐기는 '믹솔로지'는 '酒'의 트렌드다. 유통·주류업계에서는 각각의 트렌드를 반영해 기존 제품들을 리뉴얼하거나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에 기자가 맛본 제품의 생생한 체험기를 전한다. <편집자주>

▲CU '서민막걸리'. ⓒ박현주 기자

서민막걸리 목 넘김 부드러워…농도는 옅어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편의점 CU가 5월 1,000원 막걸리를 내놨다. 정식명칭은 '서민막걸리'. CU의 초특가 제품 라인업 중 하나다. 제품 겉에 '막걸리는 흔들어도 가격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라고 적혀있다.

막걸리는 탁주다. 탁주는 말 그대로 맑지 아니하고 탁한 술이다. 걸쭉하고 구수한 맛에 중장년층들이 선호하는 술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 '할매니얼'(할머니 입맛을 선호하는 밀레니얼)을 중심으로 그 소비가 늘고 있다고 한다. 과연 서민막걸리가 가격뿐만 아니라 맛으로도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 지 기자가 지난 25일 마셔봤다. 용량은 750ml이고, 도수는 6%다.

먼저 뚜껑을 열고 냄새를 맡자 요거트 향이 났다. 목 넘김은 우유처럼 부드러웠다. 농도는 탈지분유처럼 옅었다. 원재료를 살펴보니 '정제수, 쌀(외국산), 밀, 우유, 구연산 등이었다. 맛은 약간 시큼했다. 쌀, 밀 등의 구수한 풍미나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톡 쏘는 맛은 느낄 수 없었다. 대신 맛이 '심심'해서 다른 음식들과 곁들여 먹어봤다.

▲기자는 25일 서민막걸리에 치킨, 콜라, 열무김치, 방울토마토를 곁들여 먹어봤다. ⓒ박현주 기자

서민막걸리를 치킨(소금·양념)과 먹었을 땐 치킨 맛이 압도적으로 느껴졌다.

이어 서민막걸리에 콜라를 섞어 봤더니 콜라의 탄산감이 더해져 콜라맛 유탄산음료같았다. 서민막걸리는 사이다와의 조합이 나을 듯 했다. 

방울토마토와 먹으니 서민막걸리의 시큼한 향과 쏘는 맛이 확 느껴졌다. 

열무김치를 곁들이니 열무김치의 시원함과 감칠맛이 더해져 술맛이 좋아졌다. 조합 중 최고로 느꼈다.

네 가지의 음식들과 함께 먹어본 결과 서민막걸리는 '막걸리맛 토닉워터' 같았다. 서민막걸리는 막걸리 본연의 풍미를 느끼기는 부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