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지난달 채권 4조 ‘순매수’…“역대 최고”

2023-05-09     전근홍 기자
ⓒKBS뉴스화면 캡처

저가 매수 및 안전자산 선호

“보험·연기금 투자 압도”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4조원 이상 채권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운 것이다. 이른바 '큰 손'으로 불리는 보험이나 연기금의 매수 규모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안전 자산인 채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채권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저점 매수 기회를 노린 투자자들이 채권 매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 금리(채권수익률) 상승은 채권 가격이 하락했다는 뜻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4월 채권 순매수 규모는 4조2,479억원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 이래 월별 순매수 규모 기준 역대급 기록이다. 보험(2조9,884억원)이나 연기금(2조7,410억원)을 뛰어넘는 액수다.

시장에선 금리 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이르자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린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투심은 국고채 초장기 채권으로 몰리고 있다. 채권금리가 높을 때(채권가격 하락) 채권을 사두면 채권금리 하락 시기(채권가격 상승)에 팔아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8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물은 0.032%포인트 상승한 3.310%에 마감했다. 20년물은 0.034% 오른 연 3.369%에 마감했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0.040%포인트, 0.042%포인트 상승한 연 3.374%, 3.367%로 나타났다.

현재 시중은행 정기 예금 금리가 연 2.95%(6개월)에서 연 3.16%(36개월) 범위 내에 형성돼 있는 것과 비교해 안정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고려해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게 되면, 시중금리도 상승한다”면서 “시중금리 상승의 의미는 예·적금 금리가 오른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살펴보면, (금리 상승기에) 채권 투자수요가 감소할 수도 있고 이에 따라 채권가격을 낮춰서 판매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낮은 가격으로 채권에 투자하고 중간에 매도하면서 채권수익률 자체는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시점에서 볼 때)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 될 경우 반대 현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물 중심으로 수익률을 끌어 올리는 투자가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채권 수익은 이자 수익과 매매차익으로 나뉘는데, 장기채는 만기까지 기간이 길다 보니 가격 변동폭이 큰 편인데, 최근 금리 상승 국면에서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올해 금리가 하락세로 전환해 채권 가격이 상승한다면 (장기채에 투자해) 그만큼 큰 매매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